제228장
따듯하고 부드러운 목도리가 내 목에 걸렸을 때 나는 순간 황홀해 나서 머리를 들고 쳐다보았는데 정말 잘생기고 다정한 얼굴이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엄겨울의 검은 눈동자가 아주 뚜렷하게 보였다.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눈빛에서 뭔가 자상한 느낌이 들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정말 엄겨울이야? 하지만 왜 여기 있는 거지?'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나는 아직도 경찰서에 있었다.
"신정우가 나한테 동영상 보내줬어. 오영은이 사고 난 바의 사장님이랑 아는 사이라고 해서 우리가 바에 갔는데 오영은이 이미 끌려갔어. 내가 사람을 찾아서 알아봤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네가 여기 있는 줄도 몰랐을 거야."
엄겨울의 말을 들은 나는 놀라서 물었다.
"바에도 갔었어?"
"오영은한테 문제가 생기면 분명 너한테 먼저 연락할 거니까."
엄겨울은 나를 힐끗 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여자 둘이 어떻게 해결하려고 그랬어."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엄겨울은 가끔 정말 놀랄 만큼 세심했다.
"걱정 마, 내가 말했으니까 오영은한테 시비거는 사람 없을 거야."
내가 아무 말하지 않자 엄겨울은 나를 위로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직 이르니까 먼저 집에 가서 내 소식 기다리고 있어."
오영은한테 문제가 생겼는데 내가 절친이기에 회피할 수 없어 엄겨울의 제안을 거절했다.
엄겨울은 입을 뻥긋거리더니 내 발을 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럼 이렇게 기다리겠다는 거야?"
나는 머리를 숙이고 밖에 노출되어 있는 발가락을 어색하게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괜찮아."
그러고는 바로 말을 돌렸다.
"나 혼자서 기다리면 되니까 너 먼저 돌아갈래?"
엄겨울은 눈빛이 변하더니 한숨을 쉬고 돌아섰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걸 본 나도 마음이 먹먹해졌다. 하지만 엄겨울이 더는 우리 일 때문에 고생하는 게 싫었다. 이번 일도 그렇고 계약 해지하는 일도 말이다.
10분 정도 지나가 경찰서 문이 갑자기 열리자 나는 머리를 돌려 보았는데 다시 엄겨울이 보였다.
손에는 베이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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