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장
임지아한테 환심 사는 방법을 가르쳐준 건 우리가 사적으로 한 거래였는데도 주한준은 그걸 알고 있었다.
하필 그 비법 책에서 내가 음식 부분에 심화연이 후추를 싫어한다고 세 번이나 강조했었다.
내 생각엔 주한준이 그 비법 책을 보고 나서 내 마음을 꿰뚫어 본 것 같았다.
내가 먼저 "죄를 인정"하니 도둑이 제 발 저린 셈이 된 거다.
나는 찌릿해 난 심장을 진정시키며 이 미터 앞에 있는 주한준을 보며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그 비법책은 대여섯 페이지라 심화연이 먹고 입고 쓰고 하는 모든 방면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해 놓았는데 영한 그룹 대표가 돼서 그걸 그렇게 자세히 봤을 리가 없었다.
내가 너무 생각이 많았나 보다.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나는 조금은 진정이 되어 차분하게 말했다.
"임 팀장이 회사에 입사한 후부터 회사를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내가 임 팀장님 도와주는 게 바로 대표님 도와주는 게 아니겠어요?"
"그럼 계속 도와줘 봐."
주한준은 갑자기 말투가 딱딱해지고 더 차가워졌다.
"오늘은 왜 갑자기 이랬다저랬다 하는 건데?"
그 말을 들은 나는 바로 알아차렸다. 주한준은 내가 후추를 넣은 게 다른 의도가 있다고 확신하는 듯했다.
"저도 질문이 있어요."
나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한테 뭐 득이 된다고 내가 투자자 어머니를 건드리겠어요?"
그 말을 들은 주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갑자기 한 발짝 성큼 다가오더니 말했다.
"그러게. 뭐가 득이 되는지 남 팀장이 말해보지 그래? 설마 주 사모님 자리 넘보는 거야?"
비웃으면서도 비꼬는 말투였다. 말투도 충분히 짜증 나는데 눈빛은 더 싫었다.
그 눈빛을 보면 소름이 돋았다.
"주 대표님 농담도 참."
나는 주한준의 눈을 피하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 말 임 팀장이 들으면 내부 모순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한준은 갑자기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나는 경계하듯 연신 뒷걸음쳤는데 결국 몸이 차 문에 닿아 더 움직일 수 없었다.
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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