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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장

나보다 이 쿨톤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번지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2년 그 "집" 들어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주한준이랑 같이 살았던 그 집 말이다. 회색 커튼이며 베이지색 이인용 소파며 흑백 양탄자며 생각뿐만 아니라 놓인 자리도 똑같았다. '하지만 집주인이 분명 우리 "집"에 있던 물건을 모두 버렸다고 했는데 지금 이 상황 이거 우연인가?' "선배 왜 그러고 서 있어요?" 내가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자 임지아는 장롱에서 신발 커버를 꺼내 건네주면서 말했다. "의외죠? 제가 들어오기 전에 오빠가 이미 모두 다 준비했더라고요. 가전제품이며 일상품이며 모두 다요. 아주 세심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여기 있는 모든 게 주한준이 준비한 거라고? 나는 어색하게 신발 커버를 신고는 임지아 말을 무시하고 물었다. "식재료는 어디 있어?" 임지아는 내가 자기 말에 답하지 않아 뭔가 실망한 듯해 보였다. 임지아는 주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식재료는 다 있어요, 하지만 안에 주방 도구가 적어서 선배가 알아서 해요." 나는 빨리 미션 수행하려는 생각을 하며 주방으로 갔는데 가스레인지에 놓인 냄비를 본 나는 진정되었던 마음이 다시 복잡해졌다. 내가 자주 쓰던 브랜드 냄비였다. 그중 하나는 내가 평소에 국을 끓이던 뚝배기랑 똑같았다. '이것도 우연인가?' "선배 왜 그래요?" 임지아는 주방 미닫이 문에 걸 터 서서 물었다. "무슨 문제 있어요?" 나는 생각을 거두고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준비하는 데 20분 정도 걸리는데 옆에도 봐도 되고 거실에서 기다려도 돼요." 임지아는 입을 가리고 하품하면서 말했다. "너무 피곤하니까 밖에서 기다릴게요." 차라리 임지아가 없는 게 더 편했다. 하지만 익숙한 칼이랑 냄비를 보니 정신이 분산되었는데 그러자 붕어를 손질할 때 손을 베게 되었다. 순간 피가 흘러나왔는데 익숙한 아픔이 온몸을 덮쳤다. 그제야 나는 정신을 차렸다. 붕어를 솥에 넣고 나서 임지아를 불러서 당부했다. "알람이 울리면 다 끓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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