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말을 내뱉고서야 내가 적나라하게 주한준을 비꼬았다는 걸 눈치챘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내 말투가 주한준이 나를 비꼬던 말투랑 똑같다는 것이었다.
술이 문제라더니 오늘 내가 바로 그 술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뭔가 잘못된 걸 느낀 나는 주한준이 말하기 전에 바로 이어 말했다.
"주 대표님한테 아직 많이 배워야 해요."
주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이상한 압박감이 온몸에 퍼지자 나는 배를 끌어안고 말했다.
"죄송해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이길 수 없으니까 숨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
하지만 내가 연회장에 다시 돌아갔을 때 주한준이랑 임지아는 이미 가고 없었다.
몇 분 전에 간 거였다.
오영은은 나한테 주스를 건네며 말했다.
"임지아 덕분에 오늘 아주 별의별 생과일주스를 다 맛봤어. 너도 마셔봐. 다 수입산 과일이래, 기회 있을 때 먹어야 하지 않겠어?"
오영은의 비꼬는 말투에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직 어린애한테 뭘 그리 따져?"
"지금 내가 따지는 거야?"
오영은은 언성을 조금 높이고 말했다.
"오늘 밤 너도 봤잖아. 모두가 다 술을 마시는데 심지어 주한준도 술잔을 들었는데 임지아만 예외였어. 맞다, 걔는 손을 다쳤지 참, 그래서 술 못 마시겠네."
오영은도 가끔 어리광을 부릴 때가 있었다.
나는 위로하며 말했다.
"일할 때 그러는 게 아니니까 더 따지지 말자고."
"다른 사람이 술을 권하는데 주스를 마셔? 지금 자기가 우리 위라고 선언하는 거잖아."
오영은은 불쾌한 눈빛을 하고 짜증 내며 말했다.
"내가 임지아가 쉬운 애가 아니라고 했던 거 기억해? 이번에 우리한테 졌으니 아마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 우리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사실 나도 그런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프로젝트 기술이랑 미술을 모두 우리가 쥐고 있기에 임지아는 그냥 이름만 걸고 있는 거라 아무것도 못할 거라 생각했다.
"정말 그럴까?"
오영은은 멀리 있는 안준연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음유시인이 실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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