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장
내가 아부 떨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사실이 말해주다시피 임지아는 그럴 만한 능력이 되는 사람이었다.
임지아는 내 말을 듣고는 입꼬리가 올라가서 웃으며 말했다.
"진아 선배 걱정 마세요. 우리 프로젝트를 위해서라도 제가 꼭 시간 내서 오빠랑 잘 얘기해 볼게요."
내가 감사 인사하려고 하는데 주한준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무슨 얘기 하려고?"
나는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 곧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주한준이 그곳에 얼마나 있었는지 나랑 임지아의 말을 어디까지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임지아는 바로 말을 이어갔다.
"별거 아니에요. 진아 선배랑 그냥 얘기하고 있었어요."
주한준은 검은 눈동자로 나를 쓱 훑어보더니 임지아 손에 쥔 셔츠를 건네받으며 물었다.
"너 가서 준비하고 있어. 한 시간 뒤에 출발할 거야."
임지아는 잠깐 멈칫하더니 나와 주한준은 번갈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지금이요?"
"응."
주한준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너무 단호해서 임지아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임지아는 입술을 깨물더니 머리를 숙이고 답했다.
"그래요, 저 먼저 갈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임지아는 가기 싫은 듯 뭉그적거렸다.
아마 주한준이 자기를 보내고 나만 여기에 남게 할 줄 예상 못 한 듯했다.
그래서 나를 원망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결국 스위트룸에는 나와 주한준만 남게 되었다.
주한준은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역시 남 팀장이야. 안씨 가문 그분이랑 계약하려고 임지아한테 부탁을 해?"
주한준은 나를 집어삼킬 듯한 눈빛으로 날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임지아한테 부탁하려 왔다고 오해한 것 같았다.
나는 더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뒤집어쓴 죄가 한두 개도 아닌데 더 뒤집어쓴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나는 바로 일 얘기를 꺼냈다.
"계약하는지 안 하는지는 대표님한테 달렸죠."
주한준은 머리를 들어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진작에 음유시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은 거야?"
왜 주제가 다른 곳으로 튀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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