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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장

그녀는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옷 벗고 침대에 누웠는데도 그 사람은 나한테 아무 짓도 안 했어!” 여순천은 의심스러웠다. “혹시 병이라도...” 여하진은 이를 깨물었다. 아버지한테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있다는 건 알지만 이 상황에서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도 없었다. “그... 그런 게 아니라... 날 안 좋아하나 봐.” 그 말을 내뱉으면서 그녀는 그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이장훈의 바지가 천막을 치고 곧 폭발할 것만 같더니 그녀가 울먹거리고 있자 흥미를 잃었다고 했었다.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남자들이라면 울먹거리는 여자를 더 가엽게 여겨 욕구가 왕성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는 인터넷으로 검색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여순천은 잠시 침묵하다 답했다. “사람을 죽인지 얼마 안 돼서 감정이 불안정한 걸 수도 있어. 네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해 봐. 이 세상에 미녀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남자는 없어. 너하고 그 사람의 관계만 확정되어야만 우리 가문이 세세대대로 대물림할 수 있어! 그러다 네가 성씨 성을 가진 아이를 낳게 되면 우리 가문의 후계자 중 한 명이 되는 거야. 아빠가 이렇게 부탁할게! 우리 가업을 위해서 네 도움이 필요해.” 여하진은 거절하려던 말이 목구멍이 차올랐으나 아버지의 애걸하는 부탁을 차마 반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요. 어떻게 해야 될지 방법을 구사해 볼게요.” 통화를 마치고 난 여하진은 의자 등받이에 걸친 채 눈을 감았다. 그녀는 아버지가 왜 이렇게 절박한 건지 잘 알고 있었다. 여씨 가문의 사업은 점점 커져 정점에 다다른 건 맞지만 상업 가문에 징크스가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일정한 고도에 올라가게 되면 가문이 쇠락으로 이어지거나 소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씨 가문은 그 징크스의 실마리를 발견했었다. 한 가문이 고도에 도달하고 나서 수련자의 비호가 없으니 쇠락했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만일 수련자의 비호가 있으면 대중들한테 서서히 멀어지고 부를 숨기며 은닉할 수가 있다. 지금의 여씨 가문은 그 관건적이 고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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