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장

황인호는 그의 말이 의아하기만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여운비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담배에 불을 붙인 여운비는 수심이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는 황인호의 모습을 보니 달래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인호 씨가 참 존경스러워요. 황씨 가문의 후손이라 분명 오만한 성격을 지녔을 테니 눈에 티 하나가 들어와도 못 견딜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오늘에서야 진정한 남자가 바로 인호 씨 같은 사람이라는 걸 몸소 알게 됐어요.” 황인호는 왜 갑작스레 과찬을 하는 건지 몰라 당혹스럽긴 해도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은 건 숨길 수가 없었다. “형이 그런 말 하니까 좀 쑥스럽네요.” 여운비는 가슴을 툭툭 치며 보장했다. “진짜로 존경스러워서 그래요. 내 동생이 옥상에서 그 거지 같은 운전기사한테 몹쓸 짓을 당했는데 웬만한 남자라 하면 결코 용납할 수 없을 거잖아요. 어찌 됐던 인호 씨가 제 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게 느껴져요. 제 동생이 이토록 훌륭한 남자하고 결혼하게 되어 저도 몹시 기뻐요.” 황인호는 안색이 굳어져 버렸다. 여하진이 옥상에서 기사한테 몹쓸 짓을 당했다고? 지금 그 운전기사한테 몸을... 줬다는 건가? 방금 약혼녀라고 발표한 여자가 쓰레기 같은 운전기사한테 이용을 당하고 버려진 여자라고? 한순간 그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것만 같았다. 명당의 설립자이고 송강시 수련자 가문 전체가 그의 눈치를 봐 가면서 일처리를 해야 되는데 자그마한 운전기사가 그의 여자를 건드렸어? 죽으려고 환장했나? 그리고 여하진은 그한테 오명을 씌운 것도 모자라 그를 바보 취급하며 이 사실을 숨겼어? 그는 온몸에서 살의를 내뿜고 있었다. 허나 아직은 이성을 몽땅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약혼은 이미 발표한 상태라 여하진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 이 소문이 퍼지게 되면 황씨 가문의 도련님인 그는 다른 남자의 손에서 버림을 당한 여자하고 결혼했다는 말을 들으며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 유일한 방법은 그 운전기사를 죽여버리는 것뿐이었다. 결정을 내리고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