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장

“여씨 가문의 주옥같은 아가씨한테 그런 모욕을 줬으니 가만히 있을 리가 없잖아!” 여하진의 외침 소리는 여전히 귓가를 맴돌고 있었고 바로 그때 문을 거세게 걷어차는 소리와 함께 폭노하는 말들이 들려왔다. “나와! 방금 문을 열었었잖아! 문 열어! 문 안 열면 부숴버릴 거야!” 안색이 하얗게 질려버린 채 심장이 쿵쾅거리는 조수연은 윤은정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어떡하지?” 유은정은 입술에 검지를 대고 있었다. 쉿~ 고개를 끄덕인 조수연은 입을 꾹 다물고 걱정스레 문 쪽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펑~ 펑펑펑~ 문을 걷어차는 소리는 점차 더 격해졌다. 문에 기대어 있던 책상도 그들의 발길질에 부딪혀 밀려나고 있었고 방문은 틈새를 보이고 있었다. 여운비는 조수연을 발견하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조수연! 문 열어! 아주 눈에 뵈는 게 없지! 감히 내 동생을 괴롭혀!”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조수연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 대표님, 저희도 이런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서 긴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여하진 씨도 알다시피 저는 여하진 씨를 극진히 모셨어요. 서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앉아서 얘기를 하는 게 어떨까요?” 여운비는 냉랭하게 답했다. “앉아서 얘기를 하긴 개뿔! 조씨 가문의 미래가 걱정이 안 되나 보지? 일개 운전사 놈이 우리 동생한테 몹쓸 짓을 한 걸 뻔히 알면서 지금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야?” 철컥~ 낭랑한 소리와 함께 방문은 산산조각이 났다. 부서진 나무문의 파편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조수연은 겁에 질린 채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는 걸 인지한 그녀는 일단은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그들을 진정시킨 뒤에 차차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 “여 대표님, 저도 그놈이 변태라는 걸 알아요. 그리고 대표님 그놈이 여동생한테 한 짐승만도 못한 짓들에 대해서는 저희 회사가 무슨 수로든 꼭 책임을 지도록 할게요. 필경 우리 회사의 직원이라...” 나무문을 밟고 방으로 들어온 유은비는 그녀의 말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