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장
“그러던 중 마침 여든일곱에 들어서던 해에 할아버지가 실수로 돌멩이를 헛디뎌 미끄러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이송됐었어요. 병원 쪽에서는 뼈 쪽에 못을 박거나 티타늄 합금 같은 재료로 고정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수술을 권했고요. 할아버지는 평소에 병에 걸려도 거의 돈을 쓴 적도 없고 국가의 보조로만 삶을 이어가던 분이셨어요. 저희도 별다른 생각 없이 수술을 동의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수술대에서 내려오질 못했어요. 그때는 진짜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았어요.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칠순을 넘은 어르신들한테 의사들이 웬만하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는데 그놈들이 국가의 보조금을 노리고 수술을 진행했더라고요. 어쩜 사람들이... 아무튼 그렇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는 여기에 경비원 직으로 입사를 하게 된 거예요.”
이장훈은 마음이 착잡해졌다.
그러한 의사를 만난 어르신이 참 운도 지지리도 없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장해진이 안쓰러웠다.
할아버지가 몇 년만 더 사셨어도 그의 양로금을 예순까지 내주셨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는 일자리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장해진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제가 슬픈 건 더 이상 놀고먹지 못해서가 아니에요. 경비원 일이 그리 힘든 것도 아니고 그냥... 그냥 하필이면 왜 할아버지한테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어떻게 의사라는 사람들이... 돈을 노리고... 할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갈 수가 있죠! 왜요? 의사가 어떻게 살인을 저질러요?”
그의 목소리는 사포로 목이 닳은 듯 쉬어 있었고 비통함이 극에 달한 듯했다.
그 의사들의 행위를 비판하며 결과에 대한 분노가 들끓는 감정이 깃들어 있는 말투로는 마치 자신과 하느님한테 세상의 불공평함을 따져 묻는 느낌이었다.
이장훈은 뭐라 위로할 말이 없었고 한참이 흘러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휴대폰 넣으세요. 해진 씨 돈은 안 받아요.”
장해진은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한의학을 지지하기 위해서 주는 거예요. 장훈 씨의 능력으로는 여기에 있는 게 너무 아까워요. 가서 진료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