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장

신발 닦아줄 자격이 없어? 오는 길 내내 이 여자의 궁시렁 소리를 듣고 있자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는 이장훈은 싸늘하게 말을 건넸다. “운전기사를 깎아내려서 저 황씨라는 남자의 위신을 높여주는 게 아주 의기양양한 가 보지? 그쪽이 말하고 있는 그 말이 더 우습다는 거 몰라서 그래?” 그는 그 말만 남기고는 대문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여하진은 이장훈의 모습을 바라보며 당황스럽기만 했다. 어떻게 저런 말을 내뱉을 수가 있지? 이장훈이 거의 입구에 다다르자 그녀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거기 서!” 이장훈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여하진은 황인호한테서 몇몇 경호원들을 거닐고 이장훈을 혼내주고 싶었으나 황인호가 분주한 걸 보고는 괜한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난 그녀는 이장훈의 뒤를 따라 입구까지 쫓아갔고 이장훈이 벌써 자동차 앞까지 도착한 걸 보게 되었다. 그녀는 이를 꽉 악문 뒤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차 문을 당겨 자리에 앉더니 방석을 세게 두드리며 엄한 어조로 분풀이를 하고 있었다. “왜 부축하지 않아? 그리고 넌 운전기사야! 감히 나한테 무례를 범해? 그 후폭풍이 두렵지도 않아? 네가 누군지 알기나 해?” 이장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시동을 걸었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점점 말을 안 듣는 이 운전기사가 자신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시동을 걸자 여하진은 표정이 일그러졌다. 오늘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기분이 전혀 풀리지만 않을 것 같았다. “태진 그룹으로 돌아가면 조수연한테 널 해고하라고 할 거야! 더군다나 내 기분까지 불쾌하게 만들었으니 그냥 이대로는 못 넘어가!” 말을 마친 그녀는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질끈 감았다. 어차피 이장훈이 눈에 거슬리기만 할 테니까 눈을 감고 있는 게 차라리 낫다고 느꼈다. 그렇게 자동차는 빠르게 거리를 누비고 다니며 차 한 대, 또 한 대를 추월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멈춰섰다. 여하진은 눈을 뜨고 이장훈이 아직도 차에 있는 걸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