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이장훈은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조명덕이 장덕호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으니 이 일을 어찌 처리해야 할지 난감했다.
“아버님, 제 설명 좀 들어보세요. 주먹은 저쪽이 먼저 휘둘렀고요. 저는 어쩔 수 없이 반격한 것뿐이에요.”
조명덕은 차게 식은 표정으로 따져물었다.
“덕호가 왜 자네에게 주먹을 휘둘렀겠어? 분명 자네가 이상한 행동을 보였으니까 그랬겠지! 자네 어디 사람이야?”
조수연은 옆에서 아버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아빠, 내가 오면서 다 말해줬잖아요?”
조명덕은 그런 딸을 곱지 않게 흘기며 호통쳤다.
“넌 입 다물어!”
조수연은 걱정 어린 표정으로 이장훈을 바라보았다.
이장훈이 말했다.
“저는 송강시 배림구에 있는 산경 마을이라는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조명덕은 시골 마을 출신이라는 말을 듣고 경멸에 찬 어투로 그에게 물었다.
“시골 출신이란 소리야?”
이장훈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어쩐지… 그러니까 무슨 일 생기면 주먹부터 나가지.”
조명덕은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조수연에게 말했다.
“내가 옛날부터 말했지. 남자 만날 거면 비슷한 집안끼리 만나라고. 지방 애들은 안 돼. 시골 출신은 더더욱 안 되고!”
말을 마친 그는 이장훈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저택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조수연의 어머니는 할 말 많은 표정으로 이장훈을 힐끗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남편의 뒤를 따라갔다.
조수연은 이장훈에게로 다가가서 작은 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일단 같이 안으로 들어가요.”
이장훈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는 시골 출신리라서 창피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시골 출신을 무시하는 듯한 조명덕의 태도에 실망했다.
그는 묵묵히 조수연을 따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현관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걸음을 멈춘 조명덕이 고함을 질렀다.
“누가 안으로 들어오랬어!”
이장훈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말없이 걸음을 돌려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조명덕의 비웃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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