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장

고개를 돌린 이장훈은 김인영을 발견했다. 그는 이예령을 혼자 놀게 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김인영은 그의 차가운 태도에 마음이 아려왔다. “전화... 했는데 안 받아서...” 이장훈은 싸늘했다. “무슨 일이야?” 김인영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 “내 동생을 왜 불구로 만든 거야? 대체 왜? 그래 내가 당신한테 미안한 건 많아. 내가 잘못했다는 것도 알고 회사도 곧 날아가게 생겨서 비참해 죽을 지경인데 그냥 날 좀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는 거야? 꼭 이렇게 모질게 해야겠어?” 모질다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 이장훈은 김인영의 멱살을 잡았다. “나더러 모질다고? 네 동생이 예령이한테 무슨 짓을 했는 줄이나 알아?” 멱살이 잡힌 채로 이장훈의 붉어진 두 눈을 보게 된 김인영은 동생의 비참한 후과가 떠올라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장훈을 이토록 두려워한 건 난생처음이었다. 이 남자는 독하지 않은 게 아니라 독해지면 당해낼 사람이 없는 것이었다. 화들짝 놀라 말을 잇지 못하던 그녀는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내 동생이 아무리 그래도 예령이 삼촌이잖아. 우리 엄마말대로라면 부모님 제외하고 삼촌이랑 조카 사이가 가장 친하다는데 친삼촌이 자기 조카한테 얼마나 심한 짓을 했겠어? 설마 예령이를 다치게라도 했겠어?” 공장 안에 들어가서 발견한 예령이는 손발이 묶여 있었고 주변에는 칼을 든 건장한 남자들이 에둘러 싸고 있었던 광경을 떠올린 이장훈은 마음속에 재차 살기가 돌았고 얼굴 표정이 일그러져 곧 눈앞에 있는 사람을 삼키고 싶어하는 짐승과도 같았다. “그놈이 예령이를 납치했다고! 단지 나를 유인해 죽이려고 예령이를 납치했단 말이야! 내가 안 죽으면 예령이를 기다리고 있는 결말은 오직 하나였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거였는데! 씨발! 내기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게... 김인영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제야 그녀는 이장훈이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이해가 갔다. 이장훈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이예령이었고 이예령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