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장
눈에 차가운 빛이 서린 이장훈은 오른발을 들어 마침 유해인모의 손을 걷어찼다.
펑!
칼은 허공을 날았다.
이장훈은 끊어진 칼날을 움켜쥐고 오른손으로 휘둘러 한 줄기 빛을 스치며 유해인모의 목을 벴다.
핏줄기가 하늘에서 튀기고 있었다.
유해인모는 목을 가린 채 극도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신... 당신... 대체 누구야?”
그는 죽기 직전까지 알고 싶었던 의문이었다.
순조롭게 풀릴 일이었는데 왜 여기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 걸까...
제대로 묻기 전에 그는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방에 이미 쓰러진 네 명의 경호원에다 목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동양인을 보고도 장호윤은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어딘가 모르게 흥분에 젖어 있었다.
바로 그때 그는 유해인모를 향해 목청을 높였다.
“바로 저 형이 나한테 끓인 물로 안면마비를 치료할 수 있다고 알려줬어요. 아저씨는 저 사람보다 무술도 의술도 약해요!”
눈동자가 튀어나올 정도로 눈을 부릅뜨고 있는 유해인모는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건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황홀함, 그리고 충격과 함께 이어진 후회막심한 표정이었다.
그는 목을 감싸며 입을 열었다.
“나.. 나... 나는 의서를 가지고 떠나야 하는....”
그의 말소리는 점점 작아져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고 목이 비뚤어져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얼굴이 창백해져 있는 장천미는 혼이 나간 상태로 손을 뻗어 장호윤의 눈을 가렸다.
장호윤은 누나의 손을 되잡았다.
“누나, 나는 안 무서워. 할아버지 시체도 부모님 시체도 봤었는데 죽은 사람이 뭐가 무섭겠어. 솔직히 저 사람들이 죽어서 나는 기분이 좋아. 죽어도 마땅한 사람들이잖아.”
동생의 입으로 이러한 말들을 처음 듣는 장천미는 적잖은 충격을 입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내심 겁이 났다.
겁도 많이 말이나 더듬는 그런 순수한 아이가 아니라 어딘가 낯설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아려왔다.
이장훈은 장호윤의 앞에 몸을 구부리고 앉아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를 하고 있는 듯했다.
장천미는 땅에 누워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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