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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장

맡는다고? 왕진욱은 마시지 않는다는 소리에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하지만 가마에서 부글부글 검은색 물이 끓고 있었고 위에 수증기가 자욱했다. 그는 얼굴에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그의 병은 안면 신경 근육이지 비염과 같은 병이 아니었기에 맡기만 해도 나아진다고 믿지 않았다. "됐어요, 냄새를 맡는다고 해서 병을 고친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요, 너무 헛소리에요." 옆에 있던 한정훈은 일부러 이장훈한테 엿 먹이려고 웃으며 타일렀다. "대표님, 기회 한 번 주시죠. 병을 못 고친다고 해도 포기하게 해야죠." 그러면서 왕진원한테 눈치를 보냈다. 왕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시간 보낸다고 생각하죠." 그러면서 머리를 가마 위로 가져갔고 코로 썩은 낙엽을 끓여 나는 냄새를 맡았다. 그러나 그 냄새는 생각보다 강렬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마에서 김이 나왔고 그의 얼굴이 모두 김 위에 있었다. 그는 머리를 번쩍 들었다. "안 돼요, 너무 뜨거워요." 이장훈이 옆에서 말했다. "이건 대표님이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안 그러면 약을 먹어 치료하면 입이 삐뚤어지고 눈도 삐뚤어질 겁니다. 알아서 하세요." 눈과 입이 삐뚤어진다고? 왕진원은 이장훈이 진지하게 말하자 농담 같지 않았고 자신이 정말 남은 인생 입과 눈이 삐뚤어지고 사람을 만날 용기가 없을까 봐 아주 겁났다. 얼굴을 다시 가마 위로 가져가서 수증기의 냄새를 맡았다. 시간이 1분 1초 흘러가고 있었다. 한정훈은 소파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이장훈을 쳐다보았는데 자칫하면 웃을 뻔했다. '썩은 낙엽을 끓인 냄새를 맡게 하다니.' '그게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웃기시네!' '30분만 기다렸다가 이장훈이 창피를 당하는 걸 봐야겠어.' 조수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장훈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이장훈이 의술이 뛰어난 걸 알고 있었지만 이번 치료 수법은 너무 기이했기에 그녀도 신심을 잃었다. 왕진원은 수증기 때문에 얼굴에 땀이 나타났고 뜨거운 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 냄새를 맡는 치료를 그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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