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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장

금요일 오후. 연청원은 우기를 데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보러 갔다. 안소희네는 학교로 가 시월의 하교를 도왔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이 되었을 때야 함께 연청원이 미리 꾸며놓은 곳으로 향했다. 8시가 넘자, 바깥의 날은 점점 어두워져 있었다. 안소희는 시간을 가늠한 뒤 홀로 영화관으로 떠났고 세 아이는 진이준에게 맡겼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 연청원은 내내 긴장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우기와 수다를 떨었다. “영화 어땠어?” “괜찮네, 전작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우기는 그렇게 대답한 뒤 그에게 물었다. “이제 어디가?” 연청원은 툭 대답했다. “당신 가고 싶은 데로.” 우기는 그 말이 조금 의외였다. “내 마음대로?” “응.” 연청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몹시 자연스럽게 말했다. “당신 가고 싶은 데로 가는 거야.” 걸음을 멈춘 우기는 조금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자신의 예상이 틀렸던 건가? 연청원은 요 며칠 프러포즈 때문에 바빴던 게 아니었나? “왜 그래?” 연청원이 떠보듯 물었다. “아니야.” 우기는 조금 실망했다. 그녀는 내내 연청원이 자신을 따로 불러낸 건 프러포즈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김칫국인 듯싶었다. “그럼 그냥 주변 둘러보자.” “그래.” 연청원은 그녀의 말에 따랐지만 속으로는 계속해서 왜 안소희가 아직도 오지 않는지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안소희가 나타났다. 안소희를 본 우기는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안소희??” “두 사람도 여기 영화 보러 온 거야?” 안소희는 장단을 맞춰 연기를 했다. 우기는 그렇다고 대답하다 주변을 둘러봐도 진이준이 보이지 않자 물었다. “진이준은? 같이 안 왔어?” “말도 마.” 안소희는 그녀와 함께 걸음을 옮기며 자연스럽게 연청원을 뒤로 밀었다. “아까 싸웠어. 원래는 서진이랑 같이 기분 전환이나 하려고 했는데 나오는 길에 서진이는 그 사람에게 끌려갔어.” “왜 싸운 건데?” 우기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웠다. 안소희와 진이준의 사이를 그녀는 직접 두고 봤던 사람이었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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