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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장

화목한 그들을 보자 우기 옆에 있던 연청원도 조금 생각이 동했다. 손을 들어 우기의 허리를 쿡 찌르는 연청원은 떠보듯 그녀를 쳐다봤다. “뭐 하는 거야….” 우기는 그런 연청원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봐봐, 다들 커플이잖아. 나한테는 언제쯤 명분을 줄 거야?” 연청원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아주 작게 속삭였다. “제대로 인정해 주는 거 어때?” 부모님 쪽은 이미 설득이 된 터라 시월도 별 불만은 없었다. 그동안 그도 성장하는 모습과 진심을 보여줬다. 이제 당근을 줄 때가 되었다. “나주에.” 우기는 그렇게 대답한 뒤 안소희와 함께 수다를 떨기 시작했고 연청원은 멀뚱히 보고만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진심으로 진이준과 남지현의 소유욕이 강해서 안소희와 주희가 우기랑 놀지 않게 하길 바랐다. 그러면 정정당당하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엉엉엉…. 그 후로 종일 안소희를 비롯한 세 사람은 수다나 떨고 있었고 진이준 일행은 아이를 돌봤다. 아빠의 기분을 알아차린 시월이는 아빠에게 말을 건넸다. “저 안 챙겨줘도 돼요. 엄마 보러 가고 싶으면 가요.” “싫어.” 연청원은 거절했다. 아내도 중요했지만 아이도 중요했다. 대부분 촬영 현장에 있거나 시월이를 가르치느라 안소희와 함께 놀 기회가 별로 없었다. 간만에 겨우 시간을 내 만난 건데 기분 좋게 놀게 두는 게 나았다. “아빠.” 시월이 입을 열자 연청원은 우기를 보던 시선을 거두며 대답했다. “왜?” “엄마가 아빠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시월의 질문은 진지햇다. “당연하지.” 연청원의 말의 대답은 곧바로 튀어나왔다. 이 점에 있어서는 그래도 자신감과 믿음이 있었다. “날 안 좋아하면 날 남자 친구라고 하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 집에 들어가서 살게 하지도 않았을 거야.” “그럼 됐죠.” 시월의 대답에 연청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됐다. “엄마가 아빠를 좋아하고 남자 친구라고도 한다면 명분을 얻기까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시월은 비록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이런 일에서는 아는 게 많았다. “하던 대로 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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