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1장
“이 일은 제에게 결정할 권리가 없습니다. 만약 저희 부모님과 아저씨 모두 당신에게 시집을 가라고 한다면 전 그들의 뜻을 반박할 수 없습니다.”
왕지혜는 그럴듯해 보이는 말을 했다.
“그래요?”
“네.”
왕지혜가 말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할 수가 없겠죠.”
남지현의 온몸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흘러넘쳤다.
“그게 무슨 뜻이죠?”
왕지혜는 기분이 조금 언짢았지만 그래도 꾹 참았다.
“전 당신이 몸값도 높고 돈도 많은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를 그렇게 깎아내릴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요?”
그 말에 남지현은 의아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미간은 온통 의혹투성이였다.
‘이 여자 머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제 세계관이 이상하다고 하는데 그럼 당신 세계관은 정상인가요?”
왕지혜가 되물었다. 그녀는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아저씨는 그래도 당신 아버지인데 당신은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집에 돌아가지도 않고 아저씨가 병에 걸리셨는데도 나몰라라 할 수 있죠? 돈이 많다고 이래도 되는 거예요?”
그녀의 말에 남지현의 표정은 점점 식어갔다.
“당신은 서울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잖아요. 몇 십만원, 몇 백만원 심지어 몇 천만 원에 달하는 옷을 입고 있죠.”
왕지혜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저씨는 몇 년 동안 새 옷을 사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남지현은 마음이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때 집에서 쫓겨난 후, 남지현은 안소희의 집에서 자금을 지원해 행복의 집에서 산 적이 있었다. 남지현의 먹고, 입고, 자고, 공부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은 모두 그들이 낸 것이다.
그러다가 나중에 행복의 집 선생님들이 그의 아버지에게 연락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남도철은 이렇게 말을 했었다.
[나한테는 그런 돈만 축내는 아들이 없으니까 당신이 기르려면 기르고, 못 기르겠다면 애 엄마한테 보내세요. 나를 찾아오지 말고.]
그가 병에 걸리면, 행복의 집 선생님들이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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