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9장

“지현아.” 정윤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의 눈가에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 “또 무슨 일입니까?” “엄마는 너를 해치지 않아. 주희 부모님은 회사를 운영하는 집안이야. 그러니 넌 주희랑 함께 있으면 그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눈치를 봐야 할 거야.” “주희 부모님에 대해 잘 아세요?” 남지현은 딱 한 마디만 했다. “잘 모르지만, 주희는 딱 봐도 응석받이로 자란 아가씨야. 넌 주희랑 함께 있으면 행복할 수 없을 거야.” 정윤희는 이어서 말을 덧붙였다. “네가 만약 정말 결혼이 하고 싶다면, 엄마가 소개해 줄 수 있어.” 짧은 한마디에 남지현의 눈빛은 더욱 짙어졌다. 순간, 그는 갑자기 이 식사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지형이 아저씨한테 조카딸이 하나 있는데, 예쁘기도 하고 손도 아주 야무져.” 정윤희는 진지하게 말했다. “요리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그만하세요.” 남지현의 인내심은 끝내 바닥이 나고 말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정윤희는 온몸이 떨려왔다. 그녀는 남지현이 이렇게 사나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남지현.” “제가 정말 주희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제가 오 씨 아저씨의 조카딸과 결혼하기를 원하는 겁니까?” 남지현이 물었다. 지금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말에 정윤희는 입가에 머물렀던 말을 꾹 삼켜버렸다. “난…” “말해보세요. 도대체 목적이 뭐예요?” 남지현은 모성애라는 것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을 걸지 않았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남지현이 네다섯 살 때 떠났다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그에게 연락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자 갑자기 남지현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정말 엄마로서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거라면, 그동안 가장 많은 사랑을 필요로 할 때에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무슨 목적이에요?” 정윤희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마음속에 일찍이 점 찍어 둔 며느릿감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