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3장

그런 남지현의 진지함에 주희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뒤 남지현은 그녀가 일찍 쉴 수 있게 안방을 정리해 주었다. “잠깐.” 주희는 남지현이 방만 정리하고 나가려 하자 단박에 그를 붙잡았다. 남지현은 여전히 그 청초한 모습이었다. “왜?” “나랑 같이 자.” 주희는 그 세글자만 말했다. 남지현의 몸이 흠칫했다.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 밤부터 나랑 같은 침대에서 자.” 주희는 그와 시선을 마주한 채 몹시 진지하게 말했다.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그럴 수는 없어.” 무의식적으로 거절을 한 남지현의 두 눈에 난처함이 스쳤다. “결혼하고 나서, 혼인신고 마치면 같이 있어 줄게.” “내가 싫은 거야?” 주희가 땡깡을 부리기 시작하자 남지현은 조금 멍해졌다. 주희는 그의 앞에 서서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다른 사람과 한 적이 있어서 싫은 거야?” “아, 네가 말하지 않았으면 깜빡할 뻔했^네.” 남지현은 별안간 정색을 하더니 휴대폰을 꺼내 잠금을 해제했다. “만났던 사람들의 자료들 나한테 줘. 가서 검사하라고 하게.” 주희는 그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이내 남지현은 다시 그녀의 휴대폰을 가져갔다. “날 차단 목록에서 빼줘.” “가서 무슨 검사하게 하게?” 주희가 떠보듯 물었다. “여러 가지.” 남지현은 그 사람들이 마음에 놓이지 않았다. “건강한지 보게.” “멍청이.” 주희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에 남지현은 어리둥절해졌다. 남지현은 아직도 반응하지 못했다. “왜 그래?” “내가 낮에 나랑 서민혁은 아무 사이 아니라고 했었잖아?” 주희는 남지현을 쥐어패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다른 사람과 만난 적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과 만나려 한다는 것을 깨닫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올랐다. 남지현은 응하고 대답했다. “너랑 서민혁도 진짜가 아닌데 내가 다른 사람이랑 진짜로 만났을 것 같아?” 주희의 반문에 남지현은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남지현이 아는 주희는 절대로 자신의 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