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0장
남지현은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는 말이 입가에 맴돌았다.
“서민혁이 바람둥이인 거 알아. 결혼해도 날 사랑하지 않을 거란 것도 잘 알아.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나도 걔를 사랑하지 않으니까.”
주희는 그와 싸우고 화를 내면서도 은연중에 고백하고 있다.
“사랑하지 않으면 함께하지 말아야지. 결혼은 행복해야 해.”
남지현은 도리를 따지고 있다.
주희는 정말 그를 때리고 싶었다.
“나 이제 결정했어.”
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다시는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세상에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결혼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 천천히 기다려. 언젠가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날 거야.”
남지현은 입장을 바꾸어 그녀와 이야기했다.
“10년을 기다렸지만, 결과가 없었어. 또 10년이나 기다리고 싶지 않아.”
그와 마주치자, 마음이 매우 복잡해졌다.
말을 마치고 그녀는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서 물건을 계속 정리했다.
남지현의 마음은 무거운 망치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주 괴롭고 복잡했다.
10년...
“맞다.”
주희가 다시 방에서 걸어 나오자, 남지현은 무심코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 휴대전화, 카카오톡, 기타 연락처들 모두 차단해 줘.”
주희의 시선은 한쪽 탁자 위에 놓인 그의 휴대전화에 집중됐고 눈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담겨있었다.
“왜?”
남지현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네가 차단하지 않으면 난 너도 나를 좋아하는 줄로 착각해. 메시지 알림음이 울리면 무의식적으로 네가 나한테 문자 온 줄 알거든.”
주희의 말에는 진실이 반, 거짓이 반이였지만, 그래도 괴로운 건 매한가지였다.
남지현의 두 손은 그만 갈 곳을 잃고 말았다.
“나 자신에게 희망을 주고 싶지도 않고 하루 종일 초조하게 살고 싶지도 않아.”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
남지현은 마음이 아프다는 걸 처음 느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날카로운 가시가 박힌 칼이 심장을 찔렀다 빼는 것 같았다.
“나랑 만나고 싶으면 남겨두고 그게 아니라면 차단하고 삭제해.”
주희는 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