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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장

난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오만한 사람이 아니다. 유라는 나의 성격이 나약하여 부잣집 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었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다툼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절대로 누구 앞에서 잘난 척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하지훈 앞에서 나는 고개를 쳐들고 오만하고 교만하게 굴었었다. 그의 앞에서만 나의 표독한 면모를 아낌없이 드러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후회가 막심했다. 하지훈한테 그러면 안 됐었다. 하지만 후회해도 쓸모없다. 나는 두 주먹을 더 세게 쥐었고 까진 손바닥에서 고통이 전해졌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를 보며 말했다. “미안해.” 하지훈이 나를 괴롭히고 모욕할 때마다 예전의 나를 떠올리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마음이 아프다. 그한테 미안함뿐만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괴롭힘과 모욕을 통해 죄책감이 줄어 들었지만 죄책감이 떠난 자리 고통만 남아 있었다. 나는 한 번 더 그한테 사과했다.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하지훈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따. 차가운 눈길 뒤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섞여있는 듯했다. 이때, 방 안에서 인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우리 손주 왔어? 지훈아, 너야? 지훈아...” 하지훈 미간에 자리잡고 있던 분노가 금세 사라졌다. 그는 몸을 돌려 방문을 열었다. 마침 도우미가 문을 열고 나오며 하지훈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할머님, 지훈 도련님이에요! 지훈 도련님이 돌아왔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할머니가 지팡이를 집고 걸어오며 감격을 금치 못했다. “우리 큰 손주, 우리 큰 손주가 드디어 왔어.” 하지훈이 얼른 할머니를 부축해줬다. “미안해요, 할머니. 제가 너무 늦게 돌아왔죠?” 하지훈은 할머니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나는 무릎 통증을 꾹 참고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오늘은 할머니의 팔순 잔치이다. 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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