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하지훈이 나한테 먼저 연락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왜 갑자기 전화를 건 거야? 그것도 두 번이나.’
나도 모르게 다시 전화를 걸어볼까 했지만, 아침에 나를 차에서 내쫓았던 그 차가운 모습이 떠오르자 다시 그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저기요...”
그때 동료가 나를 불렀다.
“이 서류 복사해서 정리하고 가져다주세요.”
나는 급히 핸드폰을 서랍 안에 넣고 동료가 건네준 서류를 들고 복사기로 향했다.
일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하지훈이 전화한 것도 까맣게 잊었다.
오후도 오전과 마찬가지로 쉴 틈 없이 바빴다.
비록 몸이 피곤하고 발목도 아프긴 했지만, 이렇게 바쁘고 충실한 하루가 나쁘지 않았다.
금세 퇴근 시간이 다가왔고 다른 직원들은 하나둘씩 사무실을 떠났다.
한순간 넓은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나는 한참 동안 의자에 기대 쉬다가 이제 퇴근해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때 팀장 책상 위에 놓인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전화기를 확인했고, 대표실에서 걸려 온 전화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사무실에는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혹시 무슨 급한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았다.
“커피 한 잔 갖다 줘.”
낯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상대는 말을 마치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다행히도 커피를 가져다 달라는 것뿐이니 이 정도는 쉽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부어오른 발목을 끌며 다리 하나를 절뚝거리며 탕비실로 갔다.
그리고 능숙하게 커피를 내려 대표실로 가서 노크를 했다.
곧 안에서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침에 로비에서 마주친 그 잘생긴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그가 바로 엔틱 미디어의 대표님이었다.
“안녕하세요. 커피 가져왔습니다.”
나는 공손하게 커피를 그의 책상 위에 놓고 돌아서려 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나를 불러 세웠다.
나는 멈춰 서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대표님, 혹시 다른 지시 사항이 있으신가요?”
그러자 그가 마치 세상을 압도하는 빛처럼 눈 부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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