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오영자는 그제야 시름을 놓으며 노파심에 나에게 충고했다.
“아가씨, 아무래도 대표님을 불러야 할 것 같아요. 연약한 모습을 많이 봐야 아가씨를 더 아껴줄 수 있어요. 남자라면 다 연약한 여자를 좋아하는데 아가씨는 강한 모습만 보여줬어요.”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줌마는 아는 것도 많네.’
안타깝게도 나의 연약한 모습은 그 남자에게 보잘것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어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 가장 좋은 설명이다.
이해심이 많고 부드러운 여신을 좋아하는 하지훈이 나처럼 오만방자하고 돈밖에 모르는 여자를 좋아할 수 있을까?
어제 병원에서 발생한 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견딜 수 없었던 나는 일어나 거울 앞에 앉았다.
눈이 퀭하고 안색이 어두운 채 한껏 수척해진 나의 모습을 보며 나는 서글프게 웃었다.
‘하지훈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뿐인데 나 자신을 이렇게 괴롭혀야 해? 안돼, 난 분발해서 돈을 벌 거야.’
이번 일을 통해 나는 한 푼도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열심히 돈을 벌어서 가족이 다시 어려움에 부딪히면 내놓을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하지훈에게 빚진 돈도 갚아야 했다.
오후에 나는 집을 나와 먼저 병원에 가서 오빠를 본 다음 PC방을 찾아서 이력서를 만들었다.
사실 서재에는 컴퓨터가 있었지만 그것은 하지훈의 것이어서 감히 사용할 수 없었다.
인터넷에 올린 채용 공고를 본 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무런 취직 경험이 없었고 전공도 연극학과였다.
엄마는 그때 집에 돈이 많아 연기해서 돈 벌 필요가 없다면서 다른 전공을 배우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하지만 연기를 좋아했던 나는 조유라와 함께 예술대학교 연극학과에 지원했지만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저 크든 작든 좋아하는 배역을 맡아서 연기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쿨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지훈과 그런 일이 발생한 나는 결혼에 골인하면서 하지훈을 괴롭히는 3년간의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여태껏 나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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