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장
사방을 두리번거리는데 문득 낯익은 사람이 눈에 띄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지훈이었다.
내가 입을 열고 막 그를 부르려던 찰나에 갑자기 그의 여신이 달려와 다정하게 그의 팔짱을 꼈다.
“지훈 오빠, 왜 올라왔어. 결과 갖고 밑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하지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혼자 두면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그래.”
혼자 두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여신에게 한 말을 들으면서 나는 내 손에 들려 있는 링거와 손등의 바늘을 다시 보았는데 갑자기 코가 찡해지고 눈가에 물안개가 끼었다.
“뭐야...”
여신은 입을 삐죽 내밀며 간드러지게 그를 향해 말했다.
“그냥 피를 뽑으려고 올라왔을 뿐인데 뭐가 걱정이야.”
그러더니 두 사람은 돌아서서 이쪽 엘리베이터 입구로 걸어왔다.
나는 자기도 모르게 옆으로 몸을 돌려 머리를 숙인 채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려 했다.
그러나 그 여신은 나를 예리하게 발견하였다.
“도아영 씨?”
그녀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
나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돌아서서 그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우연이네요. 하 대표님, 고청하 씨.”
고청하는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도아영 씨 저를 아세요?”
나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고청하 씨도 저를 알지 않아요?”
고청하가 어색한 표정을 짓더니 억울한 듯 하지훈을 바라보자 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나를 노려보았다.
그는 틀림없이 화가 났을 것이다.
내가 그를 화나게 했기 때문이다.
‘이러면 안 돼. 절대 하지훈을 화나게 할 수 없어.’
어쨌든 나는 그에게 돈을 빌려야 했다.
나는 서둘러 고청하를 돌아보며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고청하 씨는 하 대표님의 소중한 분이라는 걸 회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저도 당연히 고청하 씨를 알게 된 거죠.”
고청하는 입술을 깨물고 있었는데 청초한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띠어 정말 청순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하지훈이 나를 보는 눈이 더 차가워진 것 같았다.
설마 내 말이 또 틀렸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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