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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장

막 두 발자국을 걸었을 때, 육승현이 나를 다시 끌어당겼다. “너 바보야? 자리 바꾸는 건 비행기에 탑승한 후 승무원의 동의를 받아야 할 수 있는 거야. 지금은 일단 지훈이랑 일등석 전용 통로로 가야 해.” 육승현이 말을 마치자 고청하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어? 자리 바꿀 거야? 왜? 혹시 아영 씨가 나랑 지훈 오빠 보기 싫대?” 그러자 불쾌하다는 듯 육승현이 혀를 차며 말했다. “네 맘대로 추측하지 마. 내가 일등석 앉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안 되냐?” 곧 고청하는 순진하고 해맑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티켓은 오빠가 산 거잖아. 일등석에 앉고 싶으면 애초에 본인 걸로 일등석을 사지 왜 갑자기 자리 바꾸겠다고 그래?” 이 말에 짜증이 난 육승현은 고청하를 힐끔 바라보았다. “좀 닥쳐 줄래?” “지훈 오빠...” 고청하는 다시 불쌍한 모습으로 하지훈을 바라보았다. “아영 씨가 나랑 같이 앉기가 싫은가 봐. 항상 날 싫어했잖아... 내가 승현 오빠랑 자리 바꿀까? 아영 씨는 원래 이코노미석에 앉아 있었잖아. 돌아갈 때도 계속 이코노미석에 앉게 할 순 없지.” “필요 없어.” 하지훈은 차갑게 대꾸했다. “앉고 싶은데 앉으라고 해. 마음대로 두라고.” 말을 마친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한번 쳐다보고 일등석 전용 통로로 걸어갔다. 그러자 고청하는 마치 껌딱지처럼 그를 따라갔다. 그 두 사람이 떠나자 육승현은 완전히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고청하 진짜 짜증 나는 애야.” 나는 육승현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탑승하면 승무원 불러서 자리 바꿔줘. 네가 안 오면 내가 가서 찾아갈 거야.” “아, 그게...” 그의 핑계를 듣기 싫어 나는 캐리어를 끌고 전용 통로로 걸어갔다. 비행기에 올라타자 하지훈은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고 고청하는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내 자리는 그들 맞은편이었다. 고개를 살짝 들면 그들이 보였는지라 나의 마음은 꽤나 불편했다. 이윽고 나는 짐을 선반에 올려놓고 하지훈을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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