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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장

“아... 저녁 식사는 7시에 시작해. 우리도 너 데리러 온 거야.” “날 데리러?” 나는 고청하가 사라진 방향을 힐끗 보며 물었다. “청하 씨는 안 데려가?” “그 병약한 애 데려가면 방해만 될걸?” 고청하 얘기를 하는 육승현의 목소리엔 약간의 불만이 섞여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다시 말했다. “원래는 나랑 지훈이만 가려고 했어. 그런데 지훈이랑 고청하가 비행기에서 내린 날 곽태준 쪽 사람들이 그걸 봤거든. 사진까지 찍어놔서 꼭 고청하를 데려오라고 하더라고. 우리가 운경에 온 손님이니 제대로 대접해주겠다면서 말이야.” “그럼 지금은 왜 고청하 씨를 데려가는 거에서 나로 바뀐 거야?” 사실 비서로서 회식 자리에 동행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육승현의 말을 듣고 나니 마치 고청하 대신 내가 ‘재물’로 내세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청하를 내보내기 싫어서 나를 대신 내세운 건가?’ 육승현이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얼른 말했다. “이상한 생각 하지 마. 우리가 널 데려가는 이유는 고청하가 있으면 일만 더 복잡해질 것 같아서 그런 거야. 고청하보다 네가 아는 게 훨씬 더 많잖아. 널 데려가면 체면이 서지.” “그만 좀 치켜세워. 지훈이 눈에는 난 아무런 가치도 없는 사람이야.” “아니야. 지훈이가 저러는 것도 다 일부러 너 자극하려고 그러는 거야.” 육승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굳이 그와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훈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마음속에서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곽태준 씨가 보고 싶어 하는 건 고청하 씨잖아. 날 데려가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절대 아니야. 그 곽태준이라는 사람은 그냥 미녀를 보는 걸 좋아하는 거거든. 너 고청하보다 예쁘잖아. 널 데려가면 오히려 더 좋아할 거야.” 여전히 불편한 마음이 들어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고는 이내 조용히 물었다. “만약 곽태준 씨가 나한테 함부로 굴면 어떻게 할 거야?” “그럴 리가 있나!” 육승현이 화난 듯 말했다. “우리가 널 데리고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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