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1장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한 번 쳐다봤다가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단 한 번의 시선에도 하지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야, 지훈아. 잠깐만! 또 나가려고?”
육승현이 급히 나가려는 하지훈을 붙잡고 나를 향해 말했다.
“아영아, 얼른 지훈이 좀 달래봐. 네가 살짝만 달래면 금방 풀릴 거야.”
나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렇지 않은 척 밥을 먹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심장이 떨리고 있었다.
육승현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
“빨리 달래보라니까? 지훈이는 달래기 쉬운 사람이야.”
그래도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첫째, 나는 그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랐다.
둘째, 잘못한 것도 없고 틀린 말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하지훈을 달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가 원하는 것은 내가 달래주는 것이 아닐 텐데 괜히 달랬다가 비웃음만 당할 수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았을 때 침묵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 손 놔. 카인 그룹에 가야 하니까 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 순간 하지훈의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가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뒷모습에서 고고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하지훈이 문을 나서고 나서야 육승현은 나를 향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고집은 왜 그렇게 세? 좀 달래주면 뭐 어디 덧나?”
그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른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꼭 쥐었다.
“남자들은 왜 항상 여자가 먼저 달래주길 바라는 거야? 잘못이 누구에게 있든 상관없이.”
나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왜 내가 굳이 지훈이를 달래야 하는 건데?”
하지만 내 말이 끝나자마자 하지훈이 다시 돌아왔다.
심장이 살짝 떨렸지만 나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육승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훈아, 또 뭐 놓고 갔어?”
하지훈은 아무 말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고 나는 젓가락을 꽉 쥔 채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다.
얼마 후 하지훈은 피식 콧방귀를 뀌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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