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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장

나는 하지훈의 싸늘한 표정을 힐끔 보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도강현이 걱정할까 봐 급히 문자를 보냈다. [나 아무 일 없어. 지금 일하는 중이야.] 문자를 보내고 나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하지훈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나를 보고 있었다. 입가엔 미소가 스쳐 갔지만 그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나는 입술을 한번 적시고는 말했다. “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그날 밤 눈이 올 줄은 몰랐어. 그리고 너도 참 바보 같아. 눈도 오는데 밖에서 하룻밤을 꼬박 서 있었어? 그냥 들어가서 자면 됐잖아.” 나는 솔직하게 말하고 있었다. 물론 그때 그를 마당에서 하룻밤 세우라고 한 건 맞지만, 그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밤중에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더라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고집을 부리며 서 있을 줄은 몰랐다. 솔직히 그 일은 내가 잘못한 게 맞다. 고작 장식품 하나 때문에 사람을 눈이 내리는 날 밤새 내내 세워두다니.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짓이었다. 나는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일은 정말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제 그만 화 풀어줄래?” 내가 조금 부드럽게 나오자 하지훈의 차가운 시선도 한결 누그러진 듯했다. 그러더니 그가 갑자기 물었다. “만약 어느 날, 나랑 네 오빠가 적이 된다면... 넌 누구 편에 설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무의식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우리 집안과 그의 집안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런데 어떻게 적이 될 수 있겠는가? 적이 되려면 적어도 급은 맞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도 만약을 가정해서 말해보는 거야. 넌 그냥 대답만 하면 돼.” 그는 나를 빤히 보며 물었다. 나는 손톱을 뜯었다. 그의 질문이 너무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적이 되든 말든 내 생각은 애초에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나는 당연히 도강현의 편에 설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싸늘한 눈빛을 보니 차마 솔직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입술을 틀어 물며 묵비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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