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장
대화를 나누고 있던 순간 이번엔 육승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육승현은 핸드폰을 힐끗 보더니 나를 향해 억눌린 웃음을 터뜨렸다.
“봐봐, 네가 전화를 안 받으니까 지훈이가 나한테 전화했네.”
전화를 받으면서 그는 일부러 스피커폰을 켰다.
“마중 나갔어?”
하지훈의 목소리였다. 그다지 좋지 않은 어조에 마치 화를 억누르고 있는 듯한 기색이 느껴졌다.
육승현은 낄낄거리며 말했다.
“응, 마중 나갔어. 바로 내 옆에 앉아 있어. 전화 바꿔줄까?”
“필요 없어!”
남자는 차갑고 건조하게 네 글자만 내뱉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육승현은 갑자기 크게 웃었다.
“너희 둘 성격은 정말 똑같다니까. 완전 판박이야.”
나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말할 기분이 나지 않았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차는 고급 호텔 앞에 멈춰 섰다.
육승현은 방 키와 내 짐가방을 건넸다.
“20층. 방 키에 방 번호 적혀 있어. 혼자 올라가. 난 이제 하지훈한테 가야 해.”
“그래.”
나는 방 키를 받아들고 그가 떠나려는 걸 보고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너희가 처리해야 하는 일 많이 복잡한 거야?”
육승현은 가볍게 대답했다.
“뭐, 그럭저럭. 상대가 조금 까다롭긴 한데 지금 하지훈이 있으니 다 해결될 거야. 내일 저녁에 회식이 있을 것 같으니까 오늘은 푹 쉬어둬.”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짐가방을 끌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방 키를 대고 문을 열자 눈 앞에 펼쳐진 것은 호화로운 로열 스위트룸이었다.
순간 육승현이 방 키를 잘못 준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그저 단순한 수행 비서일 뿐인데 로열 스위트룸에 묵을 리가 없었다.
이 방은 아마 하지훈를 위한 방이겠지.
하지훈이 언제 돌아올지는 몰랐을 뿐 아니라 나는 너무 피곤해서 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간단하게 씻고 나서 곧바로 침대로 향했다.
비록 비행기에서 한 게 별로 없지만 온몸이 지치고 눈까지 뻑뻑하게 아팠다.
호텔 침대는 비행기 좌석보다 훨씬 편안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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