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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장

좋아하는 여자랑 단둘이 출장하면 될 텐데 굳이 들러리인 나를 왜 데리고 가냐는 말이다. 고청하는 고개를 흔드려 말했다. “걱정 마. 내가 어젯밤에 미리 티켓을 예매했거든. 그런데 비즈니스석은 없어서 이코노미로 예약했어.” “괜찮아. 비행기에서 내리면 밖에서 기다릴게.” “응...” 고청하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나도 하지훈의 답에 어리둥절했다. ‘왜 나랑 자리를 바꾸라는 얘기를 안 했지?’ 입구에서 시간을 많이 낭비한 탓에 탑승 수속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훈은 캐리어를 끌며 빠르게 앞장섰고 나도 쏜살같이 그의 뒤를 따랐다. 오직 고청하만이 가는 길 내내 ‘지훈 오빠’를 부르며 뒤떨어졌다. 하지훈은 어쩔 수 없이 여러 번 멈춰 서서 고청하를 기다렸다. 몸조차 가누지 못할 정도로 연약한 여자는 고청하가 처음이다. 심지어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나보다 더 심했으니 정말 최악이다. 고청하를 기다리는 동안 탑승 안내 방송이 여러 차례 반복되었지만 하지훈은 줄곧 태연했고 그 어떤 짜증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저랬으면 진작에 소리치고 욕했을 텐데.’ 나는 일부러 비꼬듯이 웃으며 하지훈에게 말했다. “사랑하는 여자가 걷기 힘들어하는데 얼른 가서 업어줘야지. 안 그래? 너 체력 엄청 좋잖아.” 하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너는 그 입이 문제야. 나중에 진짜 한번 손봐야겠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점점 더 음흉하게 변했고 위압적인 분위기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황급히 뒷걸음질 치며 꼬리를 낮췄다. “얘기 안 하면 되잖아.” 입이 문제라는 건 나도 잘 알아서 평소에 자제하려고 노력하지만 하지훈을 조롱하고 싶을 땐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지훈 오빠...” 고청하는 헐레벌떡 뛰어와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바라봤다. “미안해. 또 폐만 끼쳤네.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내 몸이 너무 답답해.” “괜찮아. 얼른 가자.” 하지훈은 다정한 한마디를 하고선 걸음을 늦추더니 천천히 탑승구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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