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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장

시간이 촉박한 것 같아 다급하게 먹자 나를 바라보고 있던 하지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 급하니까 천천히 먹어.” 나는 우유를 한 모금을 마셨다. “여섯 시 비행기잖아. 늦을 것 같아서 그래.” “늦으면 다음 것 타지 뭐.” 침착하게 말하는 하지훈과 달리 나는 만두를 입에 쑤셔 넣으며 시간에 쫓겨 매우 불안했다. “급한 일 있어서 여섯 시 비행기로 잡은 거 아니야? 서둘러야지.” 하지훈은 나를 힐끗 보고선 자기 할 말만 했다. “이렇게 잘 먹는데 왜 살이 안 찔까?” “일을 하도 많이 해서 소화가 잘돼서 그래. “ 나는 툴툴거리며 답했다. 그러자 하지훈은 내 가슴을 노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하긴 요즘 운동도 많이 했잖아. 몸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 “너...” 홧김에 그를 째려봤지만 더 이상 말 섞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하여튼 겉으로는 순진한 것 같아도 머릿속에 온통 이상한 생각뿐이라니까.’ 비록 잘 알지는 못하지만 뭔가 심각한 일 때문에 출장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잠깐 사이에 두 통의 전화가 연달아 걸려왔다. 나는 손에 들린 만두를 재빨리 먹은 후 빵 하나를 집어 들었다. “가자.” “다 먹고 가도 돼.” “배불렀으니까 얼른 가자.” 나는 한 손에 빵, 다른 한 손에는 캐리어를 들고 부랴부랴 밖으로 나갔다. 하지훈은 테이블 위의 지저분한 것들을 깨끗하게 치운 후 쓰레기까지 들고 따라 나왔다. 생각보다 세심하고 깔끔한 그의 모습이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대표님.” 서우진은 다급하게 조수석의 문을 열고선 내가 들고 있던 캐리어를 받아 트렁크에 넣었다. 그러나 하지훈은 조수석에 타는 게 아닌 뒷좌석으로 올라탔다. 나는 멍하니 제자리에서 그 모습을 바라봤다. ‘무슨 뜻이지? 나더러 조수석에 타라는 건가?’ 걸음을 옮겨 조수석에 타려던 순간 뒷좌석에서 둔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앉아.” 미심쩍게 고개를 돌리자 얼른 뒷좌석에 타라며 부추기는 서우진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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