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장
요즘 관계를 하는 횟수가 너무 잦아 뱃속의 아이가 걱정되었다.
“싫어?”
하지훈은 그윽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입술을 깨물 뿐 그 말에 답하지 못했다.
싫다고 하면 분명히 화를 낼 것이고 아니라고 하면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끝내 침묵을 택했다.
게다가 하지훈이 이미 흥분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싫어도 어쩔 수 없지. 그럼 빨리 임신하던가.”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내 입술에 키스했고 저항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하지훈은 체력이 어찌나 좋은지 한참이 지나도 쉬려는 낌새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시달린 나는 온몸에 힘이 풀려 팔을 들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훈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 듯 혈기왕성했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다정하고 애틋한 눈빛이 느껴졌다.
이렇게 애틋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남자가 매번 고청하 때문에 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또다시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중에는 잠들어서 하지훈이 언제 끝났는지도 몰랐다.
잠결에 따뜻한 큰 손이 내 배를 쓰다듬는 게 희미하게 느껴졌다.
곧이어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었다.
“왜 임신이 안 되지?”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하지훈이 만지지 못하도록 등을 돌렸다.
그러나 곧바로 위압적인 힘이 나를 그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뜨거운 가슴에 등이 닿아 자연스레 눈이 떠졌는데 보이는 건 희미한 불빛뿐이었다.
이내 나는 다시 잠이 들었다.
다소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몽롱한 잠결에 하지훈이 일어나는 게 느껴졌다.
침대옆에서 옷을 입는듯한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몸을 뒤척이다가 그가 누운 자리에 손이 닿았는데 너무 따뜻했다.
그 포근함을 느끼며 다시 잠드려던 찰나 갑자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흔들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떠보니 역시나 하지훈이다.
“비행기 타러 가는 거야? 잘 갔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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