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장
나는 하지훈이 운동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결혼한 3년 동안 온갖 방법으로 그를 괴롭혔기에 제대로 된 밥 한 끼조차 먹지 못했을 텐데 몸매가 좋은 게 마냥 신기했다. 심지어 가슴과 허리는 보기만 해도 엄청 탄탄해 보였다.
머릿속에는 나도 모르게 그와 침대에 있을 때의 장면이 떠올랐고 곧이어 얼굴도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재빨리 시선을 돌리며 나지막하게 답했다.
“내가 그걸 왜 봐. 하여튼 이상한 취향이 있다니까.”
그 말을 하고 몸을 돌리려던 그때 하지훈이 내 팔을 덥석 잡더니 강한 힘으로 나를 욕실 벽에 세게 밀어붙였다.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온 물은 온몸을 적셨고 곧이어 잠옷도 흠뻑 젖었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봤다.
“하지훈, 뭐 하는 짓이야. 샤워할 거라며?”
하지훈은 동공이 풀린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답했다.
“요새 또 몰래 피임약 먹고 있는 건 아니지?”
나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함부로 의심하지 마.”
“그럼 그날 병원에서 무슨 약 처방받았어?”
하지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의심의 눈초리를 나를 바라봤다.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은걸 아직까지 기억할 줄은 몰랐기에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래도 들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비타민이야. 최근에 살이 너무 빠져서 검사받으러 갔는데 의사가 영양실조래. 그래서 약 처방받은 거야.”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러자 하지훈은 나를 한참 동안 뚫어져라 관찰했다.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 아무튼 이번달에는 임신할 수 있게 내가 최선을 다할 거야.”
“그래도 아이가 안 생긴다면 한 달 뒤에 네가 싫다고 해도 병원에 검사받으러 데려갈 거니까 알아둬.”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위압적이었다.
불안함이 밀려왔지만 애써 태연한척하며 답했다.
“걱정마. 거짓말 아니니까.”
뭐가 됐든 하지훈이 내일 출장 가는 순간 나에게는 도망칠 기회가 생긴다.
그러니 한 달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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