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6장

“지훈아...” 나는 불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나 오늘 몸이 안 좋아. 오늘만 좀 봐주라.” “몸이 안 좋다고?” 하지훈은 내 앞으로 와서 앉으며 걱정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배가...” 나는 황급히 말했다. “배가 아파. 아까 너무 많이 먹었나 봐. 소화가 안 돼. 아무튼 나 배가 너무 아파.” “그래...?” 하지훈은 내 어깨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말했다. “그럼 병원에 가서 검사하자.” “벼, 병원?” “응, 병원에 다녀와야 시름 놓지.” 이렇게 말하며 그는 깨끗한 옷을 꺼내서 갈아입었다. “일어나.” 셔츠를 걸친 그는 단추를 잠그며 말했다. “여기 병원이랑 꽤 가까워. 가는 김에 차라리 건강검진으로 받을까?” 나는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하지훈은 정말 너무 나빴다. 내가 움직이지 않자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왜? 배 아프다며?” 나는 울상이 되어서 대답했다. “물 좀 마시고 쉬면 괜찮아질 거야. 병원까지 안 가도 돼.” “안 돼.” 하지훈은 나에게 다가와서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배 아픈 건 큰일일 수도 있어. 그래도 병원에 가서 검사해 봐야지.”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나를 일으키려고 했다. 놀란 나는 그의 팔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지훈아...” 하지훈은 웃음을 거두며 차갑게 물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핑계를 대려고?” 나는 고개를 저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나를 품에 안고 입술을 비비며 말했다. “얌전히 있어. 그러면 괴롭히지 않을게.” 거짓말이다. 지금도 분명히 나를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훈은 이미 이성의 끈을 놓은 것 같았다. 그는 오랫동안 억눌렀던 사람처럼 나를 꼭 끌어안고 키스했다. 내가 강재민에게 그런 일을 당했던 날은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하지훈은 왜 계속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그는 살짝 눈을 감고 몰입해서 키스했다. 그의 얼굴은 바로 코앞에서 보였다. 예쁜 눈매와 풍성한 속눈썹이 내 눈에 들어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뱃속에 있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