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장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일부러 술을 마신 게 뻔했다.
“그럼 대리 부르던가.”
그리고 쌀쌀맞게 말했다.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짜증이 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마음이 씁쓸했다.
고청하를 기다릴 때만 하더라도 잠자코 있지 않았는가?
“얼른 타.”
의자에 기대어 나를 바라보는 남자는 단 1초라도 더 지체했다가는 화를 터뜨릴 것처럼 짜증이 극에 달했다.
비록 거절하고 싶었지만 차마 행동에 옮기지는 못하고 차를 한 바퀴 돌아 고분고분 운전석에 올라탔다.
그리고 시동을 걸고 말했다.
“지금 어디 사는데? 너 먼저 데려다주고 혼자 집에 갈게.”
하지훈이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날 화나게 하는 게 네 취미야?”
“아닌데? 그렇지 않으면 더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너처럼 잘 나가는 CEO를 허름한 빌라에 재울 수는 없잖아.”
“안 될 게 뭐 있지?”
남자의 무심한 말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늘 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만두지 않을 작정인 듯싶었다.
‘어떡하지?’
차는 서서히 메인 도로로 진입했고, 이 시간에 차도 안 막혀서 30분만 더 가면 우리 집에 도착할 것이다.
나는 핑곗거리를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짜 냈다.
이때, 머릿속으로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 서둘러 말했다.
“오늘에 계약한 집이라 아직 청소를 못 했어. 게다가 침대 커버도 없고 사러 가기 시간이 애매했어. 난 원래 소파에서 자려고 했는데 어차피 우리 집에 가봤자 잘 곳도 마땅치 않아. 게다가 넌 키도 워낙 커서 설령 소파를 양보한다고 해도 안 맞을 게 뻔해.”
하지훈의 눈빛은 시종일관 싸늘했고,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본 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차가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조심스레 그를 돌아보았다.
“그러니까 넌 별장으로 돌아가서 자.”
하지훈은 창문을 내리고 담배를 피우려고 담뱃갑을 꺼냈다.
나는 서둘러 외쳤다.
“담배 피우지 마.”
하지훈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자 나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게... 아기를 갖고 싶다며? 아이를 건강하게 낳으려면 임신 준비 기간에 담배를 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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