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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장

하지훈이 무심하게 내 말을 끊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내 아이를 갖는 게 그렇게 싫어? 설마 임신하게 되면 발목이 붙잡혀 차마 도망가지 못해서 그런 거야?” 나는 말문이 막혔다. ‘억측도 이런 억측이 있나?’ 시선은 따가울 정도였고, 목소리마저 한층 가라앉았다. “내 말 맞아? 나중에 도망치려고 임신하지 않으려는 건가?” “아니야.” 나는 당황해서 횡설수설했다. “설령 아이가 생겨도 때가 되면 떠날 거야. 고작 임신했다고 발목이 붙잡힐 이유가 있나?” 하지훈이 냉소를 짓더니 눈빛에 조롱과 실망이 가득했다.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역시 넌 양심 따위 개나 줘버렸군. 자기 혈육도 내팽개칠 정도라니.” 원망이 서린 말투는 마치 내가 정말 남편과 자식을 버린 매정한 짓을 저지른 듯싶었다.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어쨌든 아직 젊어서 인생을 즐기고 싶으니까 아이 가질 생각은 없어.” “내가 얘기했지? 과연 너한테 선택권이 있을까?” 단호하면서 강압적인 말투는 반박을 용납하지 않았다. 내가 발끈한 나머지 한 마디 쏘아붙이려고 하는 순간 남자의 그윽한 시선과 마주쳤다. “그 입 한 번만 더 놀리면 지금 당장 아이를 가지게 해줄게.” 욕망의 불꽃이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보자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끝내 내뱉지 못했다. 이미 경험해 봤기에 그가 본능에 충실한 남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장소나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못 하는 짓이 없는 사람이다. 나는 눈을 내리깔고 더는 자극할 엄두가 안 났다. 그리고 남자는 화룡점정으로 국물까지 한 그릇 떠주며 말했다. “나중에 보양식 좀 보내줄 테니까 이번 달에 임신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검사는 피치 못할 것이며 그때 가서 무섭다고 해도 소용없어.” 나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고, 속으로 짜증이 밀려와 대꾸조차 하기 싫었다. 이내 맞은편에서 명령조로 호통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먹어.” 이런 상황에서 식욕이 생기면 이상했다. 결국 고개를 숙인 채 꿈쩍도 안 했다. 그는 또다시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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