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장
“그렇게 말한 적은 없는데? 단지 임신 못 하는 게 꼭 여자 문제만은 아니라는 거지. 어쨌든 병원에 검사받으러 안 갈 거야.”
장난하나? 만약 정말 병원에 간다면 임신한 사실을 들키기 마련이다.
하지훈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
“난 이미 검사를 받았고 아무 문제가 없대. 심지어 정자 질도 일반인보다 훨씬 좋다고 했어.”
남사스러운 말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진짜 비뇨기과까지 찾아가서 검사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김민정을 위해 아이를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은 진심인 듯싶었다.
“그러니까...”
하지훈은 바짝 다가오더니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한 두 번 한 게 아닌데 임신이 안 되었다는 건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해.”
나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눈앞에 놓인 맛있는 요리를 봐도 감흥이 없었다.
‘어떡하지?’
병원에 가는 건 절대 불가능했고, 대체 무슨 핑계를 대야만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생각을 단념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에 나한테 모욕감을 안겨주고 복수하기 위해 손아귀에 넣은 줄 알았더니 아이까지 원하는 상황은 상상도 못 했다.
“핑계는 다 집어치우고.”
하지훈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거부는 용납할 수 없다는 말투로 단호하게 말했다.
“내일 나랑 병원에 다녀오면 돼. 몸조리든 치료든 시키는 대로 해.”
“병원에 안 간다고 했잖아!”
나는 짜증이 나서 으르렁거렸고, 싸늘한 눈빛으로 훑어보는 시선을 마주치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결국 급한 마음에 없는 말까지 지어냈다.
“솔직하게... 지금까지 계속 피임약을 먹고 있었어.”
하지훈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도아영, 넌 진짜 혼나야 정신 차리지?”
“그러니까 병원에 가서 검사받을 필요 없어.”
나는 당황하며 말했다.
“검사가 꽤 힘들다고 들었는데 괜히 무섭잖아.”
하지훈은 미간을 짚었고, 마치 감정을 추스르는 것 같았다.
결국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