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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장

가로등 불빛 아래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물기를 촉촉하게 머금었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포장마차는 활기가 넘쳤다. 나는 캐리어를 끌고 북적이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비좁은 통로를 지나자 빽빽이 들어선 빌라들이 보였다. 이내 부동산 유리창에 붙어 있는 임대 포스터를 발견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고, 집 보러 왔다고 하자 금세 집주인이 도착했다. 집주인은 요즘 방이 워낙 빨리 빠져서 4층과 꼭대기 층에 하나씩 밖에 없다고 했다. 내가 4층으로 가겠다고 하자 집주인은 재빨리 안내해주었다. 하지만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계단 모퉁이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집주인은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내려와서 캐리어를 건네받더니 위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나는 서둘러 말했다. “감사합니다!” “학생처럼 나약한 초년생이야 질리도록 봤어. 평소에 운동 좀 많이 해. 캐리어가 무겁지도 않구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몇백 킬로가 넘는 줄 알겠네.” 나는 뻘쭘한 얼굴로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빌라촌의 집은 중심가 오피스텔보다 훨씬 좋았다. 내부에 가구가 완비되어 있을뿐더러 정리도 깔끔하게 되어 있다. 인터넷에서 보던 원룸과 비슷하지만 유일한 차이점은 엘리베이터가 없고 거리도 조금 멀다는 것이다. 그래서 월세가 꽤 비쌀까 봐 걱정되었다. 나는 대충 둘러보다가 집주인에게 물었다. “여기는 한 달에 얼마에요?” “60만 원이야. 공과금은 별도이고.” 역시나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나는 입을 꾹 닫았다. 여태껏 흥정해본 적이 없는지라 좀 깎아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내뱉지는 못했다. 집주인은 묵묵부답하는 나를 흘긋 쳐다보더니 아마도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눈치를 알아챈 듯싶었다. 그리고 빨리 가봐야 하는지 적절한 타협안을 제시했다. “54만 원까지 해줄 테니까 더는 안 돼. 계약할 거야? 말 거야? 이 자리에서 정해.”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할게요. 보증금은 얼마죠?” “200만 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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