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장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설마 하지훈이 또 나를 찾아온 걸까? 그런데 어젯밤에는 확실하게 다시는 나를 찾지 않겠다고 했고 심지어 나를 차단하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하지훈이 무심하게 책상을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사무실 안에 있던 사람들을 긴장하게 했다. 모두 경건한 자세로 서서 하지훈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정말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하지훈은 무심한 목소리로 아까 나를 헐뜯던 그 여자 동료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까 말한 그 남자들은 정확히 누구죠? 정말 아영 씨가 남자를 유혹하는 걸 본 적 있나요?” 그 동료는 당황한 듯 잠시 얼어 있다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봐, 봤어요... 공사장에서 일하는 인부 중 한 명이었어요. 둘이 처음부터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다니더라고요. 밥 먹을 때도 항상 같이 있고 심지어 밥 한 그릇을 나눠 먹으려고 할 정도였어요...” “헛소리하지 마요!” 나는 참다못해 소리쳤다. 이 여자가 말한 건 분명 강재민에 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가 언제 강재민과 눈빛을 교환하고 함께 밥을 먹은 적이 있었던가? 사람들이 내가 대표님을 유혹했다고 오해하는 건 괜찮았다. 애초에 이들과의 관계는 깊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이 여자는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나를 헐뜯는 걸까? 이렇게 나를 비난하는 게 대체 무슨 이득이 있다고. 혹시 하지훈이 나를 싫어하니 이들도 나를 깔보면서 그에게 잘 보이려는 걸까? “전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그 여자는 하지훈을 향해 말했다. “대표님, 제가 말한 건 모두 사실이에요. 그때 제가 항상 아영 씨와 식당에 같이 갔었거든요. 그 사람과 아주 친해 보였어요. 그 사람 이름이 아마...” “강재민 씨가 맞나요?” “네, 맞아요. 대표님도 아영 씨가 남자들을 어떻게 유혹했는지 들으셨겠죠? 정말 아무나 가리지 않고 꼬셔요. 돈 있는 남자, 없는 남자 가릴 것도 없고 심지어 공사장에서 돌 나르는 인부들까지도요.” 하지훈은 슬쩍 입꼬리를 비틀더니 갑자기 일어서며 천천히 말했다. “좋아요. 마침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