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1장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나는 얼른 인터넷 상태를 확인하고 이모티콘 두 개를 더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빨간 느낌표가 떴다.
설마 하지훈이 나를 차단한 건가?
문득 깨달은 나는 천천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차단했으면 했지 뭐. 이제 더는 나를 귀찮게 하지 않겠지.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내 일상이 다시 평화로워질 테니까.
나에게는 분명 좋은 소식인데 마음 한편은 이상하게도 허전했다.
솔직히 부정할 수 없는 건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랑은 내 마음속에 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하지훈과 그의 첫사랑에게 비웃음이나 당할 테니까.
나는 침대에 기대어 한숨을 쉬었다.
대체 언제쯤 하지훈에 대한 감정을 잊어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하지훈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았다.
그러나 곧 출근 시간이라 나는 더 이상 감상에 빠져 있지 않고 간단히 씻고 나서 집을 나섰다.
어젯밤 내다 버린 옷은 이미 누군가가 치워버린 모양이었다.
나는 강재민네 집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
보통 이 시간에 나오면 강재민과 정순자를 마주치곤 했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라도 마주쳤다가 또 나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손찌검을 하면 이번에는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었다.
그들의 집은 계단 입구 쪽에 있었다.
계단 입구를 지나갈 때 얼핏 보니 집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집 안은 엉망이었다. 마치 강도가 들이닥친 것 같았다.
집주인은 청소 업체 직원을 불러 집 안을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의아해서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 뻔뻔한 모자는 어디 갔지? 이사 간 건가?
집주인이 문 앞에서 청소 업체 직원에게 지시하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집주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기, 이 집 세입자는 어디 갔어요?”
“몰라요. 죽었나 보지.”
집주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그 말에 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죽었다니?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나는 집 안을 힐끗 들여다보았다. 그들의 짐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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