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장
“도아영...”
그는 낮은 목소리로 나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데 목소리에 알 수 없는 감정이 배어 있었다.
하지훈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침대에서 나를 원할 때의 그 모습은 나로 하여금 하지훈이 아직도 나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그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두 사람의 입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훈 오빠...”
고청하였다.
하지훈이 제자리에 멈춰 섰고 나는 급히 그를 밀어냈다.
우리 사이에는 고청하가 있었던 것이다.
그가 나를 좋아한다고 내가 아무리 망상해도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고청하라는 사실은 바꿀 수는 없었다.
“어, 아영 씨도 있었네요?”
고청하는 오자마자 하지훈의 팔짱을 끼고는 나를 향해 웃어 보였다.
나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건강검진 받으러 왔어요.”
그리고는 하지훈이 가지고 있는 진단서를 쳐다보았다.
‘고청하랑 같이 검사받으러 온 거겠지. 전부터 몸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그는 고청하에게 정말 잘해주는 것 같았다. 그녀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올 때마다 같이 가 줬으니 말이다.
나는 문득 그가 왜 굳이 고청하가 아닌 나더러 아이를 낳아달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고청하의 몸이 안 좋은 편이었기에 그녀가 고생하는 게 싫었던 것이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아파졌다.
나는 애써 웃음을 터뜨리며 그들을 향해
“먼저 갈게요. 두 분도 진료 잘 받고 가세요.”
하지만 내가 막 뒤로 돌아섰을 때, 하지훈이 내 손목을 잡았다.
하지훈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화가 나 있는 것 같았다.
그러자 고청하가 입을 열었다.
“아영 씨도 몸이 안 좋으신 거죠? 괜찮아요. 같이 검사받아요. 지훈 오빠가 검사 결과도 받아줄 거고 비용도 내줄 거예요. 혼자 병원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힘들잖아요.”
“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어요.”
나는 하지훈의 손을 떼고 웃으면서 말했다.
“참, 두 분 약혼하신다면서요. 축하해요.”
“약혼이요?”
고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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