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
그런데 강재민이 갑자기 흥분하면서 말하는 것이다.
“아영 씨가 오늘 저희 회사에 면접 보러 왔는데 바로 합격했지, 뭐예요.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하던데요?”
“정말?”
정순자는 반짝반짝 빛나는 두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영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네. 어머, 나도 아영이 같은 딸이 있었으면 좋겠어.”
두 사람의 칭찬에 나는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그러다 정순자가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해서 냉큼 화제를 돌렸다.
“아주머니, 음식 솜씨가 아주 대단하시네요. 다 맛있어 보여요.”
“그래?”
정순자가 나한테 밥을 떠주면서 말했다.
“많이 먹어. 그리고 이후에도 자주 놀러 와. 어차피 젓가락만 하나 더 놓으면 되는데, 뭐.”
나는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더는 신세 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정순자는 나에게 음식을 집어주더니 강재민한테도 집어주라면서 눈치를 주는 것이다.
나는 일부러 코를 박고 먹기 시작했다.
바보 같이 웃고 있는 강재민의 모습에 정순자를 그를 째려보았다.
밥을 먹고 있는데 왠지 자꾸 분위기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입덧이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식사자리에서 토해버리면 서로 뻘쭘할 것이 뻔했다.
밥을 다 먹은 뒤, 나는 예의상 밥상을 치우려고 했다.
강재민이 나를 도와주려고 할때, 정순자가 갑자기 그더러 과일을 씻어 오라고 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혼자서 그릇들을 챙기고 주방으로 향했다.
싱크대는 아주 낡았고, 세제도 한참 동안 찾았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
뒤돌아 정순자한테 세제가 어디 있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주방 입구에 서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정순자는 등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아이고, 아까 종일 서서 요리했더니 허리가 아프네. 아영아, 미안한데 설거지 좀 부탁할게.”
“아, 아니에요. 요리하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나는 정순자를 부축해서 의자에 앉혔다.
“아주머니, 세제는 어디 있어요?”
“세제 같은 거 몸에 해로워. 독이 있거든.”
“그러면... 뭐로 씻어요?”
“그냥 물로 헹구면 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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