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장
그런데 낳는다고 해도 키워낼 자신이 없었다.
‘나 하나도 버거운데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낸담? 하지훈과 깔끔하게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는데 덜컥 아이가 생겼으니...’
나는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파 머리를 감싸 쥐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조유라가 내 등을 토닥이면서 위로했다.
“아영아, 이러지 마. 이 두 아이도 너랑 인연이 있는 거야. 내가 이 아이들을 양딸로 받아들일 건데 뭐가 두려워. 낳아서 우리 함께 키우지 않을래?”
나는 감동한 표정으로 조유라를 쳐다보았다.
“우리가 잘 키우고 있는데 지훈이가 알고 뺏어가려면 어떡하지?”
“숨어서 살면 되지. 출산하고 멀리 떠나면 아무도 찾지 못할 거야.”
조유라는 말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돈이 없어서 문제지. 돈 많았으면 숨어서 태교에만 집중했을 텐데.”
그렇다. 돈만 있으면 이 도시를 벗어나 숨어버리면 되었지만, 전 재산이 60만 원도 안 될 정도로 거지였으니 말이다.
나는 경제 능력 없는 상황에서 출산했다가 키울 돈마저 없어 애들이 나 따라 고생할까 봐 덜컥 겁이나 우울해지기도 했다.
조유라가 위로했다.
“아영아, 괜한 생각하지 마. 산모는 정서적 안정이 제일 중요한 거야. 아니면 아이가 잘못된다고. 어차피 출산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잖아. 그동안 돈 많이 벌어서 저축하면 되지.”
“그런데 나 때문에 너까지 앞길을 망칠 수 없잖아. 너도 나 따라 숨어서 살 필요는 없잖아.”
조유라는 좋은 사람이었다. 이런 절친은 조유라뿐이었다.
나는 나랑 내 아이 때문에 조유라까지 지장을 받는 일은 두고볼수 없었다.
조유라가 내 등을 두드리면서 자신을 비웃듯이 말했다.
“너도 알잖아. 이 도시에는 내 집이 없다는 거. 새엄마가 훼방 놓는 바람에 이곳에서 발전할 일도 없고. 난 하루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어. 그리고 나는 외로운 게 싫어. 그러니까 아영아, 아이를 낳고 지훈이를 피해 숨어서 살고 싶으면 내가 함께해 줄게. 우리 둘이 함께 키워.”
조유라는 말하면서 내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나는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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