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지금은 발신자가 하석훈일지라도 하지훈도 전화를 걸어올 것이 뻔했다. 분명 내가 인사도 하지 않고 떠나서 화를 낼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저 모든 일을 잊어버리고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바꿔야만 했다.
나는 택시 타고 통신사로 가서 새로운 카드를 만들고 원래 전화번호는 없애버렸다.
제일 먼저 오빠한테 연락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고, 다른 사람한테 알려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오빠가 비밀스럽게 무슨 일을 꾸미냐고 물었지만 나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조유라한테도 전화했다.
나랑 하지훈의 상황에 대해서 조유라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상황과 생각을 간단히 말해주자 그녀도 내가 하지훈을 떠나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어디냐고 묻자 주소를 알려주고는 길가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전화번호를 바꾼 사실은 부모님한테도 알리지 않았다. 지금은 아빠가 두렵기만 했다.
내가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사방을 쑤시고 다니는 것만 같았다.
나를 찾지 못하면 좀 조용해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포장마차에 반시간 쯤 앉아있었을 때, 조유라가 급히 달려왔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안쓰러워했다.
“세상에. 요 며칠 하지훈이 얼마나 괴롭혔길래 이렇게 약해진 거야. 얼굴이 창백해.”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괜찮아. 진작에 집에서 나왔어.”
요 며칠을 돌이켜보면 정말 제대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없었다. 위가 탈 났는지 먹는족족 토해냈다.
조유라가 나를 안쓰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가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속이 안 좋아. 입맛도 없고. 그냥 여기서 대충 먹어.”
조유라는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래. 그런데 건강을 너무 안 챙기는 거 아니야?”
그녀는 메뉴판을 보면서 한가지씩 다 주문하려고 했다.
내가 피식 웃으면서 그녀를 말렸다.
“그만 시켜. 낭비하지 말고.”
“괜찮아. 먹을 수 있을 만큼만 먹어.”
정말 어젯밤 술 마시다 위가 상했는지 이제 막 떡볶이를 한입 베어 물었는데 속이 울렁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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