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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장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상대는 다름아닌 고청하였다.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보호본능을 일으킬 정도였다. “오빠, 나 지금 힘들어. 나한테 잠깐 와주면 안 돼? 잠깐이면 돼. 응?” 하지훈은 2초간 망설였다. “일단 가만히 있어봐. 곧 찾으러 갈게.” 꺼졌던 침대가 다시 올라가고, 발걸음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면서 전체 방안이 조용해졌다. 나는 서서히 눈을 떠서 텅 빈 방 안을 쳐다보면서 피식 웃고 말았다. 아까 부드러운 모습에 넘어가지 않았길 다행이었다.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켰다. 이곳은 코끝이 시큰거릴 정도로 익숙한 방이었다. 이미 떠난 방인데 어젯밤 하지훈이 또 이곳으로 데려올 줄 몰랐다. 이때 창가에서 향기로운 음식 냄새가 풍겨왔다. 나는 가운을 걸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창가로 걸어갔다. 다름아닌 흰죽과 반찬들이었다. ‘내가 술 마셔서 위가 상했다고 일부러 담백한 음식을 준비해 준 건가? 나한테 잘해준 것도 그저 잠시뿐이겠지. 청하 씨의 전화 한 통이면 언제 어디서든, 무엇을 하고 있든 나를 버리고 바로 달려가겠지. 그럴 거면 나한테 왜 부드럽게 대한 건데? 차라리 사나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볼 거지. 가끔 기분 좋아서 나한테 잘해주는 건 필요하지 않아. 그 부드러움에 익숙해져서 언젠가 버려질까 봐 두려워할 필요도 없으니까. 청하 씨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사실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거야. 어젯밤 일이 꿈이든 아니든 난 그저 현실만 자각하면 돼. 어차피 지훈이 마음속에는 청하 씨밖에 없을 거니까.’ 나는 억지로 슬픔을 이겨내고 밥 먹는 대신 옷을 갈아입고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하지훈은 분명 육승현한테 다시는 나를 보고싶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가끔 나한테 보여주는 다정함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눈치껏 이곳을 떠나야만 했다. 떠나기 전, 갑자기 팔찌가 생각나 내 가방에서 팔찌를 꺼냈다. 원상 복구된 팔찌는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끊어졌던 팔찌라 할머니가 다시 받아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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