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장
그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면서 나를 안더니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다.
‘역시나 꿈이었구나. 예전의 다정한 하지훈이 다시 돌아온 거야.’
하지훈은 나를 조심스레 침대에 눕히고는 뒤통수를 어루만져 주었다.
“아파?”
나는 서러운 마음에 입술을 깨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먼저 좋은 마음에 다가갔는데 화를 내다니.’
하지훈은 원망의 눈빛을 읽었는지 먼저 사과하는 것이다.
그러고선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
나는 급한 마음에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
“가지 마!”
하지훈은 뒤돌아보면서 말했다.
“구급상자 가지러 가는 거야. 뒤통수가 부어올랐어.”
나는 다급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안 아프니까 가지 마.”
나는 또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든든한 허리를 끌어안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의 복부에 얼굴을 대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가지 마. 난 널 못 보내.”
하지훈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고개 숙여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가지 마.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너 괴롭히지 않을게. 함부로 대하지도 않을게. 이제부터 잘해줄게. 한없이 잘해줄게.”
하지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당연하지, 하지훈. 내 남편 하지훈!”
나는 또 후다닥 일어나 그의 목에 매달렸다.
지금은 두려운 것이 없었다. 두려운 거라곤 그가 가버리는 것, 그한테 버림받는 것이었다.
하지훈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나보고 뭐라고?”
“남편.”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물었다.
“아니야?”
하지훈은 또 한 번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마치 무슨 감정을 숨기는 것만 같았다.
“그래. 맞아. 난 네 남편이 맞아. 듣기 좋으니까 몇번만 더 불러줘.”
나는 어렴풋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때 하지훈은 나한테 가까이하더니 내 귓가에 속삭였다.
“계속 불러봐.”
“남편...”
하지훈만 좋다면 무엇이라고 부르든지 상관없었다.
“남편, 남편, 남편...”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수도 없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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