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장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그의 이런 모습에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나는 입을 닦고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미안해. 일부러 그런거 아니야. 그러게, 내가 아까 차에서 내리겠다고 했잖아.”
“도아영!”
분노가 섞인 외침에 나는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욕실에 있는 느낌이었다.
귓가에서 물소리가 들려왔고 몸에는 온통 열기였다.
은은한 바디워시 냄새와 함께 누군가의 손끝이 내 몸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편했다.
서서히 눈을 뜬 나는 하지훈의 어두운 얼굴을 맞이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지훈이가 나를 샤워시켜 주고 있는 거야?’
“도아영, 정말 가지가지 하네. 깨어나면 두고봐!”
하지훈은 내 몸을 닦아주면서 입으로 중얼거렸다.
말투를 들어보면 나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
‘흠. 꿈에서도 나를 이렇게 미워하다니. 하긴, 내가 예전에 잘해준 것도 없는데 나를 미워하는 것도 정상이지. 내가 잘해줬더라면 똑같이 나한테 잘해줬을까? 그리고... 나를 좋아했을 수도 있었을까?’
나는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지만 하지훈은 술 냄새가 나서 역겹다면서 나를 밀어내는 것이다.
안개가 자욱한 욕실 속, 하지훈의 모습은 몽롱하기만 했다.
안개 때문인지 그의 얼굴도 많이 부드러워진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훈은 나를 욕조에 눕히고는 그 옆에서 나한테 화를 내는 것이다.
“마시지 못할 거면 마시지나 말지. 죽고 싶어서 그래? 주량이 안 되면 술집도 다니지 마. 누가 잡아가면 난 널 구하지도 못해.”
하지훈은 내 손을 잡고서 내 몸에 바디워시를 발랐고, 나는 그저 멍하니 그를 쳐다볼 뿐이다.
머릿속에는 잔소리도 많고, 부드럽게 나를 대해주던 그의 예전 모습이 떠올랐다.
이순간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여전히 그 질문이었다.
‘내가 잘해줬더라면 나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꿈인데 한번 시도해 볼까?’
나는 욕조에서 몸을 일으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하지훈은 멈칫하더니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지금 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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