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장
하지훈은 단정한 슈트 차림으로 방에 들어섰다.
그가 가진 기품과 냉정한 눈빛은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지훈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조소가 얹혀 있었다.
나는 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하지훈이 왜 여기 있는 거지?
분명히 오늘 만날 투자자는 육승현이라고 했는데 어째서 하지훈이 나타난 걸까?
나는 무의식적으로 하석훈을 바라보았다.
하석훈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니까 누가 나한테 설명 좀 해줘 봐. 육승현과 투자 이야기를 하기로 했는데 왜 하지훈이 나타난 거야?’
그 순간 나는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두 다리는 땅에 뿌리라도 내린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훈이 들어오자마자 두 명의 다른 대표들도 황급히 일어나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가 자리에 앉은 후에야 그들은 앉을 수 있었다. 하지훈이 현재 상업계에서 얼마나 강력한 입지를 다졌는지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훈은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하석훈을 향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 네가 새로 뽑은 비서야?”
‘비서’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올 때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깊은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나는 긴장한 채 손을 꽉 쥐고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하지훈은 냉소적인 웃음을 지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도아영, 네 입에서 나오는 말 중에 진실이 담긴 게 있긴 해?”
그 말 속에는 깊은 실망감, 극도의 분노, 그리고 날카로운 조롱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치 그 말들이 내 가슴에 칼날처럼 꽂히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답했다.
“너에게 진심을 말한 적이 많아. 다만 네가 믿지 않았을 뿐이지.”
하지훈은 코웃음을 치며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그 속에는 더 큰 경멸과 냉소가 배어 있었다.
옆에 있던 두 대표는 눈치를 보며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대화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갑자기 생각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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