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장
그때, 하지훈은 병실 밖의 인기척을 느끼고 낮은 목소리로 물어보더니 곧장 병실 문으로 걸어왔다.
난 너무 급한 나머지 서둘러 코너를 돌아 어느 빈 병실에 들어갔다.
한참 침대에 누워 몸을 숨기고 나니 밖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입술을 매만지며 조심스레 병실 문을 열었고 밖을 살폈다.
그런데 복도 끝 쪽에 서 있는 하지훈과... 고청하가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지 몰라도 고청하는 예쁘게 미소를 지었고 하지훈은 다정하게 고청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절로 울상이 되었다.
하지훈은 차가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 곁을 주지 않는 것뿐이었다.
그러니 고청하를 이토록 따뜻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지훈은 고청하와 함께 할머니 병실로 향했다.
하지훈이 좋아하는 사람이 고청하였으니 고청하가 할머니의 손주며느리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할머니도 고청하처럼 착하고 귀여운 아이를 당연히 마음에 들어 하실 것이다.
그러니 난 할머니를 만나지 않는 게 맞았다. 시간이 지나면 할머니는 날 잊어버리고 고청하라는 새 손주며느리를 아낄 것이다.
그래서 수리를 끝낸 옥팔찌를 할머니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할머니가 수리 흔적이 있는 그 팔찌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병실을 지나치며 난 다시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고청하가 재밌는 얘기라도 한 건지 할머니는 활짝 웃고 있었다.
그리고 하지훈은 창틀에 몸을 기대고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운 장면에 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나 같은 존재는 늘 할머니 속을 썩이고 몸을 아프게 했다.
그래서 크게 심호흡하고 말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버스를 타고 동네까지 왔을 때는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난 입맛이 없어 길거리에서 어묵 두 꼬치와 물 한 병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집 문 앞까지 도착하니 낯선 남자가 보여 깜짝 놀라버렸다.
실눈을 뜨고 잘 살펴보니 어제 짐을 옮겨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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