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장
다행히 난 이런 생활에 점점 적응해 가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하루를 바삐 보내다가 늦은 시간이 되면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빼곡한 일정에 난 서서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으며 과거 사랑 이야기에 더 이상 마음 아파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난 슈퍼에서 라면과 계란을 샀다.
요리는 어려우니 라면부터 시작할 생각이었다.
집에 다 와가는데 또 채정민이 보였다.
채정민이 날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영 씨, 오늘 엄마가 요리를 많이 했는데 우리 집으로 가서 저녁 먹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난 빠르게 거절했다.
그리고 어제 도시락이 떠올라 빠르게 문을 열고 주방으로 들어가 그 도시락을 건네주었다.
“정말 고마웠어요. 어머님 요리 솜씨가 좋아 도시락을 다 비웠어요.”
채정민은 내가 건넨 도시락을 받아 쥐지 않고 말없이 신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의아한 마음에 채정민을 불렀다.
“왜 그래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채정민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으나 표정이 묘하게 굳어졌다.
그러더니 날 향해 이렇게 물었다.
“아영 씨 혹시 남자 친구로 같이 살아요? 왜 남자 친구 얼굴은 한 번도 못 봤죠?”
채정민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오빠의 신발이 보였고 오빠를 남자 친구라 착각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오빠의 신발이라고 설명하려는데 채정민이 도시락을 휙 낚아채며 말했다.
“아영 씨, 그럼 이만 가볼게요.”
“아, 네, 네.”
문이 닫히고 난 어리둥절해졌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래?
난 피식 웃음이 터졌고 라면과 계란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라면을 끓이는 영상을 찾아보았고 이제 실전에 옮기면 되었다.
냄비에 물을 올리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와 깜짝 놀라버렸다.
오빠를 제외하고 내가 이곳에서 지내는 걸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오빠는 지금 병원에 있었다.
또 한 번 노크 소리가 이어졌다.
난 손의 물기를 닦아내며 문 쪽으로 걸어갔고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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